민주당에 1석만 준 부산…‘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운명은

김광수 기자 2024. 4. 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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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추진해온 핵심 사업들의 미래를 두고 여러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허브도시 구상 등 여야가 협력해 중앙정부를 설득·압박해야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사업들이 야당이 전멸하다시피 한 부산지역 총선 결과로 인해 당분간 정치적 동력을 얻기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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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소극적인 다수당 민주당 역풍 우려도
지난 18일 출범한 글로벌부산시민연합 대표들이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추진해온 핵심 사업들의 미래를 두고 여러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허브도시 구상 등 여야가 협력해 중앙정부를 설득·압박해야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사업들이 야당이 전멸하다시피 한 부산지역 총선 결과로 인해 당분간 정치적 동력을 얻기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은 지난 1월 부산을 싱가포르·두바이·홍콩 같은 물류·금융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부산이 지역구인 여야 의원 18명(국민의힘 15명, 더불어민주당 3명) 전원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동발의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의 임기를 한달 남짓 남긴 지금까지도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 법안 처리의 키를 쥔 행안위 여야 간사들 모두 재선에 실패한 것도 비관론에 힘을 더한다.

부산시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여야가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29일까지 통 큰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라지만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정작 부산에서는 18석 가운데 1석을 지키는 데 그치면서 부산지역의 목소리가 민주당 안에서 힘을 얻기가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특별법을 바라보는 민주당 내 기류가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한 윤석열 정부의 출구 전략’이라는 쪽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본점 이전 등의 4·10 국회의원 선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한국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은 더 암울하다. 한국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를 ‘지방에 둔다’ 등으로 손질해야 하는데 21대 국회에 발의된 4건의 법률 개정안 모두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야 중앙당의 온도 차가 크다. 무엇보다 민주당으로선 산은 본점을 지역구(영등포구을)에 둔 김민석 의원의 당내 발언권을 무시할 수 없고, 본점 이전에 반발하는 산은 노조의 목소리도 외면하기 어렵다. 산은 본점 이전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국토교통부와 한국산업은행은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에어부산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일한 항공사인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면서 에어부산 본사를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있는 인천으로 옮길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부산지역 재계는 가덕도신공항을 동북아시아 중심(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에어부산을 인수하기로 하고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의 주 채권자인 산업은행에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에서 떼어 매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반향이 거의 없다.

일부에선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를 의식해서라도 부산지역 여론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에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압승했지만 민주당의 득표율이 45%대였다. 민주당에도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부산에서의 지지가 절실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핵심 현안에 대해 협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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