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발병 미리 알고도 숨겨…조사 막기 위해 압력 행사도”

이병철 기자 2024. 4. 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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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 내 정치·과학적 내분으로 인해 정밀 조사 시기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AP는 "중국은 과학자들이 아닌 외교부가 나서 WHO 조사단과 협상했다"며 "당시 책임자는 전염병 학자인 량 완니엔이었으나 과학에 기반하지 않고 당 노선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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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23일(현지 시각) 비공개 문서·메일·녹취록 분석해 보도
“연구자들 징계 추진하고 글로벌 조사 방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 코로나19 전문가 조사단장을 맡은 량 완니엔(Liang Wannian) 중국 후단대 교수가 2022년 홍콩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AP는 량 교수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우한 시장을 소독하고 관련 연구자들의 연구실을 폐쇄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로이터 연합뉴스

AP통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 내 정치·과학적 내분으로 인해 정밀 조사 시기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처음 알려진 2019년 12월 31일보다 앞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한 것을 알았으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개를 늦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P는 23일(현지 시각)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미공개 문서와 녹음본, 수십건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책임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신종 감염병 발발을 숨겼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런 이유로 감염병 방역을 위한 초기 기회를 놓쳤다”고 전했다.

AP는 세계보건기구(WHO) 비공개 회의록을 입수해 이같이 주장했다. 당시 녹음본에는 WHO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피터 벤 엠바렉이 2019년 12월 25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시장에서 무엇이 판매되고, 불법 거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일상적이지 않은 사안인 만큼 WHO가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 정황이 담겼다. 다만 WHO는 당시 중국 정부의 조사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AP에 전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 위험성을 경고하고 정부에 신속한 조치를 요구한 중국인 과학자의 연구실을 폐쇄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바이러스 분야 전문가인 에드워드 홈즈 호주 시드니대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최초로 발표한 중국인 과학자 장 용젠 후단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따르면 장 교수는 홈즈 교수에게 “중국 정부가 나와 동료들에게 공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임원들은 감염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내부 직원들을 공산당 징계 기구에 신고하도록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다만 내부의 비판을 의식해 감염병 대응에 성공했다는 선언과 함께 징계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초기 과학자들의 입을 막고 정치인들 주도로 대응하면서 국제 사회의 초기 대응을 막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중국은 당시 WHO의 최고 바이러스 전문가인 벤 엠바렉의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입국을 막았다.

AP는 “중국은 과학자들이 아닌 외교부가 나서 WHO 조사단과 협상했다”며 “당시 책임자는 전염병 학자인 량 완니엔이었으나 과학에 기반하지 않고 당 노선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샘플 수집이 이뤄지기 이전에 우한 시장을 소독할 것을 요구했으며 코로나19가 해외에서 중국으로 들어 온 냉동 식품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이 직접적으로 WHO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WHO 조사팀은 2021년 1월 현장 조사한 후 실험실 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배제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WHO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AP는 “우리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의 기원을 찾기 위한 다음 임무는 다른 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WHO에 강하게 지시했다”며 “이후 글로벌 협력은 중단됐다”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연구자들에 대한 탄압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 10명이 해외 여행이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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