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 버드나무 왜 베었나?”

김동욱 2024. 4. 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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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민 대다수는 전주천과 삼천에 자생한 버드나무를 마구잡이식으로 베어낸 것을 '잘못된 행정 행위'로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민들은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하천을 원하는 만큼 전주시장이 공개로 사과해야 한다"며 "전주천과 삼천이 더 망가지기 전에 환경단체와 협의해 자연성 회복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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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민 10명 중 9명 지적 목소리

전북 전주시민 대다수는 전주천과 삼천에 자생한 버드나무를 마구잡이식으로 베어낸 것을 ‘잘못된 행정 행위’로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전주시장의 사과와 함께 복원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24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전주시가 도심을 관통하는 양대 하천인 전주천과 삼천 둔치(홍수터) 등에 서식한 버드나무를 벌목한 데 대해 시민 108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9%(1047명)가 ‘전주시가 잘못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94.9%(1027명)는 이에 대한 ‘전주시장의 공개 사과’와 ‘복원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전북 전주시가 버드나무를 벌목하기 전 전주천 상류 남천교 일대 둔치 모습(왼쪽)과 벌목 후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주천에 자생한 버드나무가 인접한 한옥마을을 빛나게 하는 ‘경관자산’이라는 환경단체 주장에 대해서는 95.8%(1037명)가 동의했다.

반면 버드나무가 홍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70%가량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홍수에 영향을 준다’는 답변은 11.4%에 그쳤다.

전주시가 양대 하천에 인공폭포와 야간 조명, 물놀이장 등 친수 공간을 만들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8%(952명)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95.8%(1036명)는 생태하천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천 개발 사업 반대 이유로는 ‘인공적인 시설이 하천 경관이나 생태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42.6%(461명),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조성한 생태하천 훼손’이 36.2%(392명), ‘예산 낭비’가 14.8%(160명) 순이었다.

버드나무 벌목 사태와 관련해 ‘전주시장이 공개 사과를 하고, 복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94.9%(1026명)이 동의했다. ‘버드나무 벌목과 하천 토목사업 등으로 시민과 약속을 저버린 우범기 전주시장을 주민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92.3%(999명)가 찬성했다.

전주시가 추진 중인 하천 개발 사업을 찬성하는 응답자는 5.1%에 불과했다. 찬성 이유로는 ‘친수 시설 추가로 이용 편의 향상’, ‘생태하천보다 치수와 이수가 더 우선’, ‘개발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운동과 산책, 출퇴근 등을 위해 양대 하천을 이용하는 빈도는 ‘한 달에 1회 이상’이 68.2%(680명), ‘1주일에 1, 2회’가 20.9%(226명)로 조사됐다. 전주시의 전주천 버드나무 벌목에 대해서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3.4%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환경단체는 전주시가 지난해부터 양대 하천에 대해 하도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둔치(홍수터) 등에 서식 중인 버드나무 330여 그루를 벌목하자 반발해 왔다.

하지만, 전주시가 집중호우 피해 예방과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시설 설치 계획 등을 이유로 강행하자 이에 대한 시민 의견을 직접 묻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한 달간 시민 1082명을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모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다.

단체는 또 전주천 버드나무 벌목과 난개발을 우려하는 시민의 뜻을 모아 이달 16일 주민 의견 수렴과 청구 인터넷 사이트(주민e직접)에 전북 최초로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민들은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하천을 원하는 만큼 전주시장이 공개로 사과해야 한다”며 “전주천과 삼천이 더 망가지기 전에 환경단체와 협의해 자연성 회복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자체 조사에 대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면 전주시가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해볼 것”을 제안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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