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생각할 때 뇌만 쓰니? 난 다리도 쓴다 [유레카]

서정민 기자 2024. 4. 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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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어가 인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큐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바닷속 다시마숲에서 만난 한 문어와 1년간 교류하는 과정을 담았다.

처음엔 극히 경계하던 문어는 차차 포스터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와 장난까지 친다.

문어가 상어의 습격을 받아 다리 하나를 뜯길 때 포스터는 자신의 팔다리가 뜯기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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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화백

요즘 문어가 인기다. 문어숙회나 문어연포탕 같은 음식 얘기가 아니다. 생명체로서의 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시리즈 ‘문어의 비밀’을 공개했다. 영화감독이자 ‘심해 덕후’ 해양탐험가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을 맡았고,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 앨릭스 슈넬 박사가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문어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20년 다큐 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을 공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큐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바닷속 다시마숲에서 만난 한 문어와 1년간 교류하는 과정을 담았다. 처음엔 극히 경계하던 문어는 차차 포스터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와 장난까지 친다. 문어가 상어의 습격을 받아 다리 하나를 뜯길 때 포스터는 자신의 팔다리가 뜯기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문어가 새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때 포스터는 진심으로 슬퍼한다. 인간과 문어도 얼마든지 감정을 나눌 수 있음을 다큐는 보여준다.

문어의 지능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나 고양이 수준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문어는 경험을 통한 학습능력이 있으며,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 뇌뿐 아니라 8개의 다리에도 사고하는 기능이 있다. 뇌의 명령 없이 다리 자체적으로 미각·촉각 활동도 한다. 수족관의 문어는 시각·미각·촉각을 활용해 여러 사육사를 각기 구분해 알아본다고 한다.

문어는 카멜레온처럼 피부색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이 있는 바닥의 색과 모양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그대로 변화한다. 이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 다큐에는 문어의 이런 놀라운 능력이 생생하게 담겼다. 문어의 피부색 변환구조는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가수 안예은의 노래 ‘문어의 꿈’에는 피부색을 바꾸는 문어가 나온다.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 꽃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 횡단보도 건너가면/ 나는 줄무늬 문어”가 되는 식이다. 안예은은 문어가 꿈속에서 이곳저곳 여행하는 얘기를 노랫말에 담았다. 실제로 문어가 잠자는 동안 피부색이 바뀌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문어가 꿈을 꾸며 그에 맞게 피부색을 바꿨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참으로 알수록 신비한 생명체다.

서정민 문화부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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