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실적 저조에 열성팬들마저 돌아선 돈나무 언니의 아크 인베스트

민서연 기자 2024. 4. 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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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많은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던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미국 투자가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그녀가 팬데믹 기간 동안 펀드 포트폴리오에 담았던 테슬라, 화상회의업체 줌, OTT업체 로쿠 등은 크게 뛰어올랐었다.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스타 펀드매니저’ 캐시 우드의 인기는 팬데믹 시기 정점을 찍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지는 동안에도 투자자들은 캐시 우드의 팬으로서 그녀의 선택을 믿었다. 그러나 최근 손실이 계속 이어지면서 외신들은 “투자자들마저 지쳤다”고 표현하고 있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스타 매니저 캐시 우드의 ETF, 연이은 실적 하락에 순유출 급증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아크 인베스트먼트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6개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올해 22억 달러(약 3조원) 순유출됐다. 이는 2023년 전체의 유출액인 7억6000만달러(약 1조415억원)의 약 3배 규모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절인 2020년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해당 ETF에는 한 해 200억 달러가 순유입됐었다. 펀드가 담고 있는 총 자산은 4개월이 못되어 30% 감소했다.

액티브 ETF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를 말한다. 액티브 ETF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인기가 최절정에 달했던 2021년 초 590억달러로 가장 규모를 키운뒤 지금은 고작 111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자산 규모 데이터 제공업체 베타파이의 토드 로젠블루스 연구원은 “그간 아크에 충성스러웠던 주주들은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동안 혁신적인 기술기업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던 아크 인베스트먼크는 (현재 기술기업들이 상승세인) 올해 더 나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크는 실적이 저조한 기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연준이 결국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고,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S&P500지수는 올한해 들어 5% 상승한 상태다. 그러나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주력 펀드인 아크이노베이션 ETF의 주가는 19% 하락했다. WSJ는 그 이유에 대해 캐시 우드가 너무 소수의 주식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노베이션ETF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단 7개의 종목이 편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인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45% 이상 하락해 14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테슬라와 함께 많이 담고 있는 로쿠와 유니티 소프트웨어도 각각 연초 대비 33%, 44% 하락하며 펀드 가치를 하락시켰다. 미국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아크 펀드 투자자들은 143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 10년간 어떤 자산운용사가 낸 손실보다 더 큰 액수다. WSJ은 “분석가들은 캐시 우드 펀드가 항상 위험하다고 말한다”며 “금리가 제로에 가까울 때는 투기성 베팅으로 급등했다가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나쁜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급격히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지적에도 위험 투자 멈추지 않는 그녀, 테슬라 저점매수 후 비트코인도 담았다

캐시 우드의 자산 운용에 대한 지적은 종종 지속됐지만, 고집을 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노베이션ETF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ETF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 테슬라를 캐시 우드는 버리지 않고 오히려 저점 매수로 사들이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7일 운용하고 있는 3개 ETF를 활용해 2만주가 넘는 테슬라를 사들였고, 지난달에도 테슬라 주식 총 21만7000주 가량을 사들였다.

이중 아크 이노베이션ETF는 1만1501주를 매수했다. 이로서 이노베이션 ETF에서 테슬라의 비중은 10%에 육박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갖게 됐다. 캐시 우드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로보택시(무인택시) 출시 계획을 언급하며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캐시 우드는 개미투자자들이 따라 동반매수 하기에 위험부담이 큰 종목들을 계속해서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모두 테슬라 처럼 실적이나 전망이 좋지 않아 저점을 갱신하고 있는 종목들인데, 기업이나 정부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팔란티어가 대표적이다. 팔란티어는 지난달 초 고점을 찍은뒤 지금까지 하락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원격의료 사이트인 텔러닥 역시 엔데믹 후 시들해진 종목이지만 캐시 우드는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인지, 지난 10일 60만주 가량을 사들였다.

비트코인(BTC) 강세론자인 캐시우드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도 확대했는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암호화폐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21일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자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아크 21셰어스 비트코인 ETF’ 13만9152주(약 896만달러)를 사들였다. 또한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스의 ‘프로셰어스 이더리움 스트래티지 ETF’도 4만1068주를 매입했다.

캐시 우드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이 380만달러(약 51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가격에 파란불을 켜놓았다”며 기관들이 자체 포트폴리오의 5% 이상을 비트코인에 할애시 그것만으로도 기존 목표치에서 230만달러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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