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트리오로 가는 돌다리···‘45구의 힘’ 이승민, 삼성 ‘믿을맨’ 되나

안승호 기자 2024. 4. 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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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민.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이승민. 삼성 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 LG전에서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7-3으로 뒤집었다. 6회말 이성규의 역전 만루홈런을 포함해 7점을 몰아낸 것이 결정적이었지만 선발 레예스가 5이닝을 마친 뒤 6회 등판한 좌완 이승민이 2이닝을 삼진 3개 포함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승민은 시즌 첫승을 따냈다.

2020년 2차 4라운드 출신의 입단 5년차 이승민(22)은 올시즌을 ‘대체 선발’로 시작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적은 내지 못했다. 괜찮은 출발을 한 경기에서도 타순이 한두 차례 돈 뒤에는 집중타를 맞는 경향을 보였다.

이승민이 주전 선발진의 공백 속에 대체 선발 카드로 낙점받은 배경은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 등이 고른 덕분이었다. 실제 이승민은 올시즌 47.7% 비율을 보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35㎞(스포츠투아이 기준)로 느린 편이지만 슬라이더(20.6%)와 체인지업(20.9%)에 커브(10.8%)까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진다.

이를테면 첫 만남에서 노림수를 갖고 들어가기 어려운 유형이다. 이 대목에서 부각되는 기록이 이승민의 투구수별 성적이다. 올시즌 이승민은 지난 23일 LG전에 앞서 3차례 선발 등판한 과정에서 투구수별로 피안타율이 요동쳤다.

1구부터 15구까지는 피안타율이 고작 0.182에 머문 가운데 피OPS도 0.523으로 압도적이었다. 16구에서 30구까지도 피안타율 0.222로 주도권을 쥐었고, 이후 45구까지도 피안타율 0.273로 밀리지 않는 싸움을 했다.

이승민은 거의 매번 다음 단계에서 고전했다. 46구에서 60구 사이를 던지는 동안 피안타율이 0.556(9타수 5안타)까지 치솟으며 흔들렸다. 61구에서 75구까지도 피안타율이 0.600(10타수 6안타)로 나빴다.

삼성 이승민.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승민은 벤치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피칭을 한 지난 23일 LG전에서는 2이닝 동안 35구를 던졌다. 어쩌면 삼성 벤치에서는 이날 LG전에 ‘이승민 사용법’의 답을 찾아가는 경기일 수 있었다. 7타자를 상대하며 오지환에게 볼넷 1개만 내줬을 만큼 깔끔한 경기 내용을 보였다. 덕분에 삼성은 6회 리드를 가져가며 잡은 주도권을 종반까지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다.

삼성은 선발진 안정화를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종아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좌완 백정현이 5월 선발진으로 돌아오면 로테이션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다만 여러 경기 양상에 대비해 선발투수와 불펜 승리조를 잇는 ‘미들맨’ 또는 ‘롱맨’ 자원은 언제든 필요할 수밖에 없다. 삼성이 올시즌 새로 구성한 베테랑 불펜진(오승환, 김재윤, 임창민)을 안전하게 쓰기 위해 더욱더 간절한 역할이다.

이날 경기에서 중간계투로 2이닝을 잘 막은 이승민은 하나의 ‘힌트’가 되고 있다. 그가 가진 ‘45구의 힘’이 조명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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