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첫 영구채 찍는다... SK그룹과 좋은 관계 원하는 증권사가 장기보유할 듯

이인아 기자 2024. 4.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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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실적과 자본적 지출(CAPEX) 간 괴리가 커 항상 자금조달 수요가 있는 곳"이라며 "6%대 금리에서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가 물량을 대거 갖고 가는 안이 오갔다"고 전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되면, SK온은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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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내달 최소 30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잦은 자금 조달로 투자자 구하기 어려워...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증권사 보유 요구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 후 추가조달 가능성

SK온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선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자금 조달과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SK온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

다만 투자자를 구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 SK온은 잦은 자금조달로 기존 투자자들의 피로도가 높다. 이 때문에 SK온은 신종자본증권을 사모로 발행한 후 일부 증권사가 내부 보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유통 물량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들은 재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한 후, 다시 한번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온의 '인터배터리 2024' 부스 조감도.(SK온 제공)

2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여러 증권사와 접촉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내달 발행을 목표로 최소 3000억원 이상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예상 발행 금리는 6%대로 추정된다. SK온 선순위 회사채 신용등급은 A+인데, 후순위인 신종자본증권은 이보다 한 노치 낮은 등급으로 인정받아 금리가 높아진다.

SK온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일정 기간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 회사채와 비교하면 이자비용이 늘어나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SK온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낫다”며 “직전 몸값을 고려하면 상장 전 지분유치(프리IPO)도 어렵고, 부채비율도 높아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간 SK온은 유상증자, 원화채 및 외화채 발행, 차입, 프리IPO 등을 통해 수십조원의 투자금을 마련해 왔다. 지난 2018년부터 발행한 원화채만 1조원 이상이다. 외화채로 조달한 금액은 14억달러(한화 약 2조원) 정도다. 현대차그룹으로부터 2조원을 장기 차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온의 순차입금은 12조95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차입금 의존도(총자본에서 외부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는 2022년 35.2%에서 지난해 40.4%로 껑충 뛰었다.

그럼에도 올해만 최소 4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SK온은 설비투자금으로 7조5000억원 정도를 집행해야 하는데, 보유 현금은 3조6000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 정도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지속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투자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방위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이 주춤하면서 투자심리가 예전 같지 않다. 그간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지만, 적자가 길어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피로도도 높은 상태다. 이번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유통 물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관에 참여하는 일부 증권사가 내부 물량으로 보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향후 SK그룹 계열사 딜을 따내려는 증권사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실적과 자본적 지출(CAPEX) 간 괴리가 커 항상 자금조달 수요가 있는 곳”이라며 “6%대 금리에서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가 물량을 대거 갖고 가는 안이 오갔다”고 전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되면, SK온은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0% 정도인데, 재무제표가 개선되면 자금 조달이 다시 가능해질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3년을 정점으로 CAPEX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나, 이익창출력 개선 수준을 감안할 때 일정 기간 차입 부담 확대, 재무안정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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