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국당 견제? 조국 '영수회담 전 범야권 만남‘ 제안 거절

조국 ‘영수회담 전 야권 만남’ 제안에 “이번 회담은 민주당과의 회담” 일축
조국당 ‘교섭단체’ 추진도 견제…민주 “쉽지 않을 것”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있기 전에 먼저 '범야권 대표 연석회의'를 열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제안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번 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회담"이라며 일축한 것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20석) 구성 추진을 두고서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등 조국혁신당에 대한 본격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2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총선 승리 보고대회'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윤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범야권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 달라"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회담 전 야권 대표들을 만나 총의를 모은다면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영수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회담"이라며 거절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영수회담을 통해) 야당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이후)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 등 다른 야당 대표와의 만남도 갖게 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결국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제안한 영수회담은 제1야당 민주당과의 대화 제의인 만큼, 조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앞서 민주당 내에선 조 대표의 제안 이후 '굳이 응해야 하나'라는 시큰둥한 반응이 이어져왔다. 대표적으로 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적지 않은 지지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국회 운영의 1차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며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아직 거기(조국혁신당)는 국회의원이 아니지 않나"라며 "지금 단계에서 조 대표의 조국혁신당과 사전에 의논하고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민주당의 이런 싸늘한 태도는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 추진과 관련해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4‧10 총선에서 12석을 얻은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되기 위한 20석을 채우려면, 8석을 더 확보하거나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완화해야 하는 데 민주당은 이에 모두 미온적인 상황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일부 영입을 기대해 온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과의 합당 절차에도 속도를 내며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다.

이에 조 대표는 전날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서두르거나 사람을 빼오면서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섭단체가 아니더라도 할 일을 못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괜찮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두고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모양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안이지 않나.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특검)법',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등 총선 전부터 이미 공감대를 이룬 굵직한 대정부 현안들에 대해선 양당의 협력 관계는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총선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 처리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적극 협력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이번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호남 1위를 내준 민주당의 견제 심리가 22대 국회 개원 전 이미 작동을 본격화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잠재적인 차기 경쟁자로 거론되는 만큼, 조국혁신당의 독자적인 몸집 불리기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강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