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 통했나…대한통운, 편의점 택배운임비 인상 유예

유선희 기자 2024. 4. 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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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자마자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먹거리·생필품·서비스 가격 인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기업들에 인상 시기를 늦추도록 '압박'에 나서고 있다.

제과업체인 롯데웰푸드에 이어 이번엔 택배업체인 씨제이(CJ)대한통운이 제품·서비스 가격 인상 유예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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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편의점 일반택배 운임 50원 인상 유예”
롯데웰푸드 5월서 6월로…업계 “총선 끝나도 압박”
씨제이대한통운은 24일 편의점 일반 택배 운임 50원 인상안을 당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씨제이대한통운 제공

총선이 끝나자마자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먹거리·생필품·서비스 가격 인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기업들에 인상 시기를 늦추도록 ‘압박’에 나서고 있다. 제과업체인 롯데웰푸드에 이어 이번엔 택배업체인 씨제이(CJ)대한통운이 제품·서비스 가격 인상 유예를 발표했다.

24일 씨제이대한통운은 편의점 일반 택배 운임 인상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어 “유가와 최저임금 등 원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고객사인 편의점 업체들과 택배 단가 50원 인상을 협의 중이었으나, 국민 부담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인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씨제이대한통운은 편의점과 협의해 다음달 초부터 일반 택배 운임을 50원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4사 가운데 씨제이대한통운을 이용하는 지에스(GS)25, 씨유(CU), 이마트24는 카드 수수료 등 간접 비용 상승분까지 포함시켜 무게와 배송권역에 따라 100~400원까지 운임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었다.

씨제이대한통운이 운임 인상을 연기하면서 택배 접수를 받는 편의점 역시 요금을 당분간 현행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택배 단가 인상이 연기돼 가격 인상 요인이 사라진 만큼 자체적인 가격 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웰푸드 빼빼로 모습. 연합뉴스

앞서 롯데웰푸드 역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국제 가격이 치솟은 탓에 5월부터 가나초콜릿·빼빼로·칸쵸 등 17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나흘 후 갑자기 인상 시점을 6월로 한 달 늦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격 인상을 이미 공개적으로 발표한 기업들이 인상 시기를 다시 조정한 것은 정부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5월은 가정의 달로 제과 수요가 많은 때라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직·간접적 압박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원재료 가격 등이 줄줄이 오르는 상황에서 총선이 끝날 때까지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해 온 정부가 또다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한 두 달 늦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결국 한꺼번에 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런 식으로 기업의 손목을 비틀어 물가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과연 자유시장경제 아래에서 맞는 방식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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