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와 결별하고 중도·수도권·청년 집중해야”[위기의 보수, 새 길 찾아라]

민병기 기자 2024. 4. 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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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보수 여당으로 역대급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이념적으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은 특히 중도, 수도권, 청년으로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며 "과거 태극기 부대, 극우정당과의 느슨한 연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 세력과 확연하게 선을 그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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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보수, 새 길 찾아라 - (4) 이념적 재정비 나서야
부시 대통령 ‘따뜻한 보수’ 전략과
마크롱 ‘전진하는 공화’ 참조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보수 여당으로 역대급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이념적으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극단적인 보수 진영과는 분명히 선을 긋는 한편, 중도·수도권·청년의 이른바 ‘중수청’을 향해 가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전진하는 공화국’, 2000년대 초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따뜻한 보수’ 등 보수가 위기 때 극우와 결별하고 ‘공화주의’와 ‘중도개혁’을 붙잡아 집권에 성공했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영남당으로 몰락할지 다시 수도권 전국정당으로 부상할지는 2030세대를 잡을 수 있느냐, 이념적으로 중도보수로 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중산층·중도층으로 지지층을 넓히려면 이념 정립을 새로 하고 공화주의를 가져오는 등 많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은 특히 중도, 수도권, 청년으로 외연 확장을 해야 한다”며 “과거 태극기 부대, 극우정당과의 느슨한 연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 세력과 확연하게 선을 그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채 교수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전 세계 보수들이 위기 때 공화주의와 중도개혁을 꺼내 들고 집권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200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따뜻한 보수·인정 많은 보수(compassionate conservatism)’를 내세웠다. 1970년대부터 보수 진영에서 쓰이던 말이었지만 조지 W 부시는 이를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집권에 성공했다. 아예 보수와 진보가 아닌 중도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에 오른 마크롱의 ‘전진하는 공화국’을 참고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보수와 안보보수의 이분법,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를 아우르는 공화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화주의 정치의 최종적인 목적은 ‘국민을 위한 공공선’을 이루는 것”이라며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하고, 당·대 관계는 수평적 협력에 의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당내 수도권 정서를 아는 의원(당선자)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며 점점 더 당내 ‘수도권 감수성’이 메말라가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절절한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전체적으로 44.37%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53.62%)의 득표율에 비해 9.25%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구 의원 의석은 전체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19명에 불과하다. 한 관계자는 “사실상 진짜 수도권 정서를 대변하는 당선자는 10명 안팎”이라고 토로했다. 한 수도권 낙선자는 “우리라고 영남 유권자의 고마움을 왜 모르겠느냐”며 “당의 전반적인 정서 자체가 보수 성향의 영남권에 동기화돼 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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