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지는 노사정 대화… “조속히 사회적 협의 나서야”

정철순 기자 2024. 4. 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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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정치적 셈법 복잡해져
경사노위 특위 발족 지연 장기화
이정식 “초저출산·고령화 위기
노사정 공동노력으로 극복해야”
본보, 노동시장 개혁 논의 첫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4월 초 출범하기로 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특별위원회 가동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정이 매주 부대표자(차관급)들이 비공개 회의를 열고 특위를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노사정 주체들의 정치적 셈법이 다르지만 노동계를 중심으로 노동개혁 현안을 풀기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와 협의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정부·노동계에 따르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 등 노사정 부대표자들은 지난 4일 특위 발족 무산 이후에도 정례적으로 모여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모색할 특위 구성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위 구성이 차질을 빚으면서 이달 중 논의를 시작하기로 예정됐던 일·생활 균형위원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의 논의도 늦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을 추진했지만, 근로시간 개편안이 여론 반발에 밀려 개혁 전체가 유보됐고 올해는 노사정 대화를 통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식(사진) 고용부 장관은 전날 노동 3대 학회(한국노동법학회·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한국노동경제학회)가 ‘전환기 노동정책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우리 노동시장은 유례없는 초저출산과 초고령화, 곧 마주하게 될 경제활동 인구 감소, 산업구조 전환 등 모든 분야가 변화와 혁신의 격랑에 마주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유례없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 특위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한국노총이 특위와 무관한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 심의위원회의 공익위원 구성이 정부 편향적이란 이유로 노사정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한국노총이 총선 이후 윤 정부 체제의 노사정 대화에 소극적인 모습이란 분석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총선이 끝난 상황에서 한국노총이 굳이 이번 정부와 대화를 할 유인이 없다”며 “다만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을수록 피해는 전체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노사정 주체들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앞서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순원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노동 관련 이슈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여겨 적극적 논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직접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사회적 대화 기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권 회장은 “경사노위의 각종 의제별 위원회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하며, 이를 어렵게 만드는 쟁점은 경사노위가 정무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은 앞서 지난 2월 경사노위 본위원회를 열고 근로시간·정년 연장 문제를 다룰 의제별 위원회 2개와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또한 노사정은 본위원회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 합의문에 공동 서명한 바 있다.

이원덕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위원장을 맡은 특위에선 △산업전환 △불공정 격차 해소 △유연 안전성과 노동시장 활력 제고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등 4가지 의제가 다뤄진다. 일·생활 균형위원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는 각 12명의 위원으로 구성, 이인재 인천대 교수(경제학)가 일·생활 균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이영면 동국대 교수(경영학)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한편 문화일보는 오는 29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회적 대화의 혁신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주제로 노사정 대화 주체들이 모인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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