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수십차례 열린 한미 훈련 거론…"누가 평화 파괴하는 진범인가?"

이재호 기자 2024. 4. 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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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개 담화 발표하며 여론전…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도 비판

북한이 한미 훈련과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등에 대한 3개의 담화를 같은날 발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한 대립적 국제 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의 다극화 속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북한의 전략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24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적반하장의 억지는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본인 명의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 등 자신들의 군사 행동은 "미국을 위시한 적대세력들이 쉬임없이 벌려대는 군사적준동" 때문이라며 한미, 한미일 등의 군사 훈련에 그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미국이 일본, 한국괴뢰들과 함께 우리를 겨냥하여 거의 매주 쉴새 없이 감행하고 있는 각종 군사연습만을 놓고 보아도 지역의 정세가 불 달린 도폭선과도 같이 긴장상태로 치닫고 있는 원인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4일 한국괴뢰군깡패들과의 '련합전투사격훈련'으로 새해에 들어와 첫 광증을 일으킨 미국은 '화생방저장시설제압훈련', '싸이버동맹훈련', '련합특수작전훈련' 등 각종 명목의 전쟁연습들을 광란적으로 감행하였다"며 "1월 15일부터는 핵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일본, 한국괴뢰들까지 끌어들여 나흘간 '련합해상훈련'을 제주도부근 해상에서 강행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부장은 "미국은 한국괴뢰군깡패들과의 '해병대련합훈련', '겨울철련합훈련', '련합공중훈련', '지휘통신훈련' 등으로 2월 한 달을 광기에 들떠 보낸 것도 성차지 않아 3월에 들어와서는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인 '프리덤 쉴드'의 간판밑에 실시된 '련합공중강습훈련'과 '련합전술실사격훈련', '련합공대공사격 및 공대지폭격훈련', 련합공중훈련인 '쌍매훈련' 등 각종 야외기동훈련을 포함하여 극히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전쟁연습을 무려 48차례나 주야간 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4월 2일에는 미 핵전략폭격기 'B-52H'가 투입된 3자 공중훈련이, 그로부터 얼마 후에는 미 핵항공모함 '시어도 루즈벨트'호가 끼여든 해상훈련이 강행되였다. 18일에 벌어진 '련합공중침투훈련'을 내놓고라도 100여대의 각종 군용기들이 참가하는 '련합편대군종합훈련'이라는것이 12일부터 시작되여 26일까지 진행되게 된다"며 올해 한반도 인근에서 이미 수십 건의 훈련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올해에 들어와 지금까지 미국이 하수인들과 함께 벌린 군사연습은 80여 차례, 한국괴뢰들이 단독으로 감행한 훈련이 60여 차례나 된다는 사실을 놓고도 지역정세악화의 주범들이 과연 누구인가를 똑똑히 알수 있을 것"이라며 "바로 이런 미국과 그 졸개들이 적반하장의 억지를 부리고 있다. 과연 누가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진범들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미국이 계속하여 졸개들을 긁어모아 힘을 자랑하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려든다면 미국과 동맹국가들의 안보는 보다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자기의 주권과 안전,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압도적인 최강의 군사력을 계속 비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3일 "초대형방사포병부대들을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방아쇠' 체계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이 22일 처음으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로동신문=뉴스1

이어 북한은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의 담화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각)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밀러 대변인은 22일 북한이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 차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이번 발사는 최근 몇 년 동안의 다른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했다.

대외보도실장은 이에 대해 "미 국무성 대변인의 관련발언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미국이 언행을 신중히 하며 그릇되고 위험한 길로 더 멀리 나아가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안보환경과 주변지역정세를 계속 악화시키고 있는 미국과 대한민국이 비리성적이며 뻔뻔스러운 구실밑에 일삼고 있는 전쟁연습소동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강력히 억제되여야 할 중대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이 진행한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은 조선반도(한반도)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일방적으로 고조시키는 미국과 대한민국에 분명한 경고신호를 보내는 것으로서 전쟁발발을 억제하기 위한 정당한 자위권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외보도실장 역시 한미 훈련이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랭전식 사고방식에 포로되여 배타적인 군사쁠럭을 형성하고 진영대결을 추구하면서 다른 나라의 전략적안전을 해치는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조선반도 지역정세를 예측불가능한 상황에로 계속 몰아가고 있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무책임하고도 우려스러운 무력시위행위는 지체없이 중지되여야 한다"고 밝혔다.

냉전식 사고방식을 규탄한 북한은 이날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에 대해 '랭전식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한 북한이 냉전 때와 유사한 흐름으로 전개되는 세계 정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냉전식 대응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외무성 임천일 러시아 담당 부상은 '미국의 대우크라이나군사지원은 환각제에 불과하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지난 20일(현지시각) 미 하원의회에서 608억 4000만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법안이 통과된 것을 문제 삼았다.

임 부상은 "미국과 서방언론들은 워싱톤(워싱턴)의 이번 지원결정이 로씨야(러시아)의 그 무슨 '침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요란스레 떠들어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법안 통과를 "이번에 미 국회 하원이 당파 간 의견상이를 뒤로 미루고 대우크라이나군사지원법안에 걸려있던 제동을 풀어준 것은 전장에서 수세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계속 내몰아 로씨야에 기어코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미국의 흉심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증해주었다"고 해석했다.

임 부상은 "주목해야 할것은 600여 억 US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지원금 중 3분의 1이상이 미국 내에 그대로 남아 미군의 무기와 탄약재고량을 보충하는데 리용되게 된다는 사실"이라며 "미국이 대우크라이나군사지원을 운운하며 '구원의 손길'을 뻗치고있는 리면에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기화로 저들의 군수 독점체들의 배를 불리우는 한편 젤렌스끼(젤렌스키) 괴뢰도당을 대로씨야 억제전략 실현의 길잡이, 하수인으로 더욱 얽어매놓으려는 교활하고 흉패한 기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또다시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임 부상은 "미국이 젤렌스끼 당국의 잔명을 연장해주기 위해 모지름을 쓰며 수혈을 해주고 있지만 그것이 이미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주구들의 운명을 결코 되돌려 세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미 우크라이나전장은 미국과 나토가 자랑하던 각종 무장장비들의 '공동묘지'로 화해버린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젤렌스끼가 미국의 새로운 군사지원결정에 연방 머리를 조아리며 로씨야와의 '결사항전'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정신없이 설쳐대고 있는 것은 상대를 너무도 몰라보는 '21세기 돈 끼호떼'의 가소로운 객기"라며 "확실히 젤렌스끼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기보다는 미국이 짜주는 연출대본에 따라 충실하게 역을 수행하는 '명배우'가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임 부상은 "단언하건대 미국의 추가군사지원법안은 우크라이나전장에서 날로 렬세에 몰리우는 젤렌스끼도당의 공포를 한순간이나마 해소해주고 풍차를 향해 돌진케 하는 환각제에 불과"하다며 "미국의 그 어떤 군사지원도 국가의 주권적권리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성전에 떨쳐나선 영웅적인 로씨야군대와 인민의 전진을 절대로 멈춰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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