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피하니 해적 살아나더라"…수출 최전선 HMM 선장의 한숨[인터뷰]

금준혁 기자 2024. 4.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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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이 아덴만 쪽에서 주로 활동하니 소말리아에 있는 해적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습니다."

현대상선 시절 8600TEU급 커리지호의 선장일 때는 아라비아 해에서 해적을 만나 육중한 배를 이끌고 하루 반나절을 도망친 적도 있다고 한다.

이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이 모잠비크 연안이나 원거리까지도 나오고 있다"며 "스리랑카 콜롬보항을 마지막으로 희망봉을 도는데 모잠비크와 수역이 가까워 해양수산부 등과 통항 계획을 공유하며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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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4000TEU급 HMM 함부르크호 이창인 선장…선장 경력만 20년 베테랑
희망봉 우회에 운항 한달 더…"수에즈 운하 통과 스트레스는 덜어"
HMM 함부르크호 이창인 선장 2024.04.19/뉴스1 ⓒ News1 금준혁 기자

(부산=뉴스1) 금준혁 기자 = "후티 반군이 아덴만 쪽에서 주로 활동하니 소말리아에 있는 해적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예멘 후티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석박을 향해 미사일을 쏘며 글로벌 해운업계는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은 추가 변수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막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뱃머리를 남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돌렸고 다섯 달이 지난 아직도 수에즈 운하를 지나지 못하고 있다.

운항에 20일가량이 더 걸리며 생긴 글로벌 물류 적체가 해운업계 업황만 바꾼 것은 아니다. 선박 안의 사람들 역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홍해 사태에 적응하고 있다.

세계 최대 2만4000TEU(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HMM 함부르크호'의 이창인 선장도 그 중 하나다. 이 선장은 HMM(011200)에서 35년을 근무하고 그중 20년을 선장으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HMM에 12척뿐인 2만4000TEU급 선박을 지휘하는 일이니 그만큼 뛰어난 실력도 갖췄다. 현대상선 시절 8600TEU급 커리지호의 선장일 때는 아라비아 해에서 해적을 만나 육중한 배를 이끌고 하루 반나절을 도망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도 장기화한 분쟁이 흔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출항해 91일간 항해했어야 할 함부르크호는 128일이 지난 4월 19일이 돼서야 부산에 돌아왔다. 우회하는 시간에 항구에서 지연된 시간까지 더해지며 운항 기간이 한달 넘게 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새해, 설날을 모두 바다에서 지냈다. 선박 탑승자는 중간 기항지에서도 교대가 가능한데 올해 2월 함부르크호에 승선한 이 선장은 설날을 희망봉 인근 마다가스카르에서 보냈다.

함부르크항을 지나는 HMM 함부르크호(HMM 제공)

혼란을 틈탄 해적들의 움직임도 골칫거리다. 이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이 모잠비크 연안이나 원거리까지도 나오고 있다"며 "스리랑카 콜롬보항을 마지막으로 희망봉을 도는데 모잠비크와 수역이 가까워 해양수산부 등과 통항 계획을 공유하며 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생활의 어려움이 있다. 이 선장은 "부식 같은 것도 일정한 기간 동안 신선하게 먹어야 하는데 유럽에서 이곳까지 출항해서 오는데 한달이 걸린다"며 "냉장고가 있다고 해도 한달씩 보관하면 신선도가 많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선박에는 한국인 14명 필리핀인 14명을 합해 28명이 탑승한다.

한편으로는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한다. 함부르크호는 원래 아시아~유럽 노선을 오가며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데 함부르크호의 길이는 수에즈 운하에 입항할 수 있는 마지노선 400m보다 2cm 모자란 399.98m다. 폭은 60m에 달한다.

이 선장은 "수에즈에서 정박하고 수속을 밟아 통항을 하면 보통 14시간에서 16시간을 끊임없이 통과한다"며 "함부르크호는 양안이 안보일 정도로 빡빡하게 지나가고 그 시간동안 (선원도) 풀 스탠바이"라고 했다.

이 선장은 함부르크호와 함께 22일 오전 1시에 유럽을 향해 출항했다. 중국, 싱가포르, 스리랑카, 스페인, 네덜란드를 거쳐 함부르크로, 이후 벨기에, 영국 등을 지나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선장은 "이번에도 넉달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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