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0만 마리 희생"…동물실험 대체에 제약사 동참

황재희 기자 2024. 4.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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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가노이드 개발, 중개임상 등 활발
글로벌 CRO 기업, 대체법에 6800억 투자
[서울=뉴시스] JW사옥에 위치한 JW중외제약의 제브라피쉬룸 모습 (사진=JW중외제약 홈페이지) 2024.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과 의약품 개발 등에 동물실험을 제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이를 대체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만 연 500만 마리의 동물이 여전히 실험에 희생되고 있어 보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 보호단체인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한국HSI)은 24일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매년 희생되는 실험동물의 수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하는 실험동물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한 해 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의 수는 499만 마리를 넘는다.

한국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지원과 규제기관의 허용 및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을 위한 법률’이 지난해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올해 초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부처들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계류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동물대체시험법 활용으로 인한 동물실험 감소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대체 가능한 시험 항목에 대해 동물실험 금지를 적용하는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동물대체시험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늘고 있는데, 실험동물의 수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대체시험 연구개발과 실제 대체시험방법에 대한 홍보 및 현장에서의 활용이 동시에 시행돼야만 극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 시 사용되는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노력하고 있다. 윤리적인 측면도 그렇지만 전임상 단계에서 동물 대상 약효 검증이 성공하더라도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단계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체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가능성이 높은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하고, 동물실험을 대체할 유사장기인 ‘오가노이드’와 ‘장기 칩’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전임상과 실제 임상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 중개임상 등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JW중외제약은 유전적 특성이 인간과 80%가량 유사한 ‘제브라피쉬’(Zebrafish)를 이용해 중개임상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전임상 효능 과정을 거쳐 탄생한 신약후보 물질이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서도 최대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게끔 중간 연구를 확대하는 것이다.

3~4㎝ 크기의 열대어류인 제브라피쉬는 인간과 유전적 구조가 유사해 기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비임상 중개연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제브라피쉬 크기가 작아 비임상 연구에 활용 시 적은 약물로 실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용도 포유류 실험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또 제브라피쉬 연구논문에 따르면, 제브라피쉬와 포유류 실험결과 일치율은 최대 91%로, 임상 성공률(2상 기준)도 21.1%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대체시험법은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동물시험 의무화 조항 삭제를 골자로 하는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안에 서명했으며, 2023년 미 상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신약개발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 업체이자 세계 최대 실험동물 공급기업인 미국 찰스리버 래보라토리스 인터내셔널은 지난 16일 동물실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총 68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투자하는 ‘대체방법 발전 프로젝트’(AMAP)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치류와 포유류 동물들이 희생되는 실험을 최소화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기업들도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갈수록 확대되는 오가노이드 등 동물대체시험 기술이 기대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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