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 언론 노출, 구글 358개·네이버 223개·다음 103개

박서연 기자 2024. 4. 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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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석 건국대 교수팀, 6개월간 78개 검색어 입력해 나온 언론 상위 30개 분석 결과
"상위 10개 언론 검색 점유율 집중도 높지만, 다양성은 떨어져"
국내 포털, 상위 3개 연합뉴스뉴스1뉴시스…통신사 위주 배열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 황용석 건국대 교수팀이 구글과 네이버, 다음에서 검색어를 입력해 나온 상위 30개 언론사 기사를 분석한 결과, 구글은 358개 매체를 보여줬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223개 103개 매체 기사를 보여줬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국내 뉴스검색엔진인 네이버와 다음의 다양성이 구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과 네이버, 다음에서 각각 6개월간 78개 검색질의어를 입력해 나온 상위 30개 언론사를 분석한 결과 구글은 358개, 네이버는 223개, 다음은 103개의 언론사를 보여줬다.

네이버와 다음이 가장 많이 보여주는 상위 3개 언론사는 모두 통신사(연합뉴스·뉴스1·뉴시스)로 드러났다. 상위 10개 노출 언론사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진보·보수 언론이 없었다. 이는 네이버와 다음에 지속적으로 제기된 좌우 편향 문제가 실은 심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통신사 의존이 다양한 뉴스 검색 환경에 방해가 된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팀은 지난 19일 한국방송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뉴스 검색 엔진을 통한 뉴스 소스 및 내용의 다양성 평가 : 다양성 지표와 임베딩 기반 콘텐츠 유사성 측정 방법> (오장민 성신여대, 신민호김의환박경서 건국대 석사과정)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뉴스검색 결과의 다양성 측정을 위해 6개월 동안 그 시기 대표적인 사안과 관련된 78개 검색어를 구글과 네이버, 다음에 각각 입력했다. 그 결과로 나온 상위 30개 기사를 수집해 총 7020개의 기사를 분석했다.

결과를 분석했더니 구글 358개·네이버 223개·다음 103개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검색질의어를 5개 토픽(정치·경제·사회·생활/문화·연예/스포츠)으로 구별해 분석할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정치 토픽의 경우 구글 131개·네이버 86개·다음 58개 언론사가 배열순위 30위 안에 포함됐다. 경제 토픽의 경우에도 구글 152개·네이버 94개·다음 59개 언론사가 배열순위 30위 안에 포함됐다.

황용석 교수는 “구글과 비교해 네이버와 다음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건 일차적으로 뉴스 공급 방식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통해 계약된 언론사의 뉴스만 제공하기 때문에 공급되는 언론사의 모수가 적다”고 분석했다.

검색 결과에 많이 노출된 상위 10개 언론사의 누적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가 40.77%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40.51%, 구글은 34.06%로 가장 낮았다. 이는 네이버에서 상위 10개 언론사 검색 점유율 집중 수준이 가장 높고, 다양성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다음, 통신사 3사 기사 점유율 높아
상위 10곳 중 대표적 보수진보 언론 없어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 통신사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22.91%)와 다음(22.78%)의 상위 3개 언론사가 모두 통신사였다. 네이버와 다음 뉴스검색 결과 10위 안에는 대표적인 보수·진보 언론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구글은 통신사 중에서 연합뉴스(4.66%)만 상위 10개 안에 포함됐다.

▲네이버와 다음, 구글에서 뉴스 검색 시 노출 빈도가 높은 상위 10개 언론사와 이들의 합산 점유율. 디자인=안혜나 기자

네이버 10위권 언론사는 뉴시스·연합뉴스·뉴스1·이데일리·파이낸셜뉴스·세계일보·KBS·한국경제·SBS·노컷뉴스 순이었고, 다음의 10위권 언론사는 연합뉴스·뉴스1·뉴시스·이데일리·세계일보·머니투데이·YTN·서울신문·MBC·노컷뉴스 순이었다. 구글의 경우 연합뉴스·한겨레·조선일보·MBC·네이트뉴스·경향신문·KBS·서울경제·아시아경제·동아일보 순이었다.

네이버와 다음의 통신 3사 기사 점유율이 높은 것과 관련 황용석 교수는 “통신사 기사 비율이 높은 것은 진보보수 편향 논쟁에서 멀어지려는 양사의 서비스 정책이 직간접적으로 알고리즘에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며 “이 같은 결과는 정치권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배열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판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중립적인 통신사 의존도가 높아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임을 확인해준다”고 해석했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한국의 대표적인 뉴스검색엔진들이 소스와 내용 모든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스스로 서비스를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검색엔진은 서로 다른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검색엔진에 정치적 불편 부당성을 요구하고 높은 품질의 정보를 재현하도록 규범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검색알고리즘의 공정성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이번 연구 결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또 “소수 또는 신생 언론사가 노출될 확률이 낮아져 이들 매체가 공중에 접근하는 경로가 제한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과도한 규범 압력을 가하는 정치권 및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전환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이 포털을 압박한 가운데 뉴스제휴평가위 운영이 중단됐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네이버 뉴스가 편향됐다는 문제 제기에 사실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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