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요격률 90%, 10개 포대 배치… 新대공망 ‘아이언빔’도 개발중[Who, What, Why]
최대 사거리 70㎞·방어 93㎢
이란 미사일 99% 요격했지만
하마스 ‘소나기 로켓’엔 뚫려
스파이더·다윗의 돌팔매·애로
고도별 5단계 대공방어망 자랑
약점 보완한 ‘아이언빔’ 시험 중
적은 비용에 근거리 요격 가능
이란이 300기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벌떼 공격’을 펼쳤음에도 이스라엘이 이 중 99%를 요격하면서 아이언돔을 비롯한 이스라엘 방공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이란의 이번 공격과 같은 전면 공습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에 이스라엘 국방비 10분의 1수준인 2조 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 지속적인 대규모 공격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아이언돔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 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뚫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로켓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한다는 약점도 제기된다. 이에 이스라엘은 고에너지 레이저를 이용해 로켓포탄, 드론,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신개념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빔’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벌떼 공격’ 99% 막아낸 5단계 대공 방어망 = 이스라엘 방위산업체인 라파엘이 개발해 2011년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포탄이나 단거리 로켓 등의 공격을 막기 위한 방공체계다. 2006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해 막대한 피해가 나자 새로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적이 로켓포·미사일 공격을 가하면 레이더가 이를 탐지하여 궤도를 추적해 통제센터에 보내고, 통제센터는 정보 분석 후 미사일 발사대에 요격 명령을 내린다. 통제센터로부터 명령을 받은 미사일 발사대는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공중에서 적의 로켓포·미사일을 맞히게 된다. 2021년 기준 이스라엘 전역에는 10개의 아이언돔 포대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각 포대에는 20기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4개의 발사대가 설치돼 있다. 아이언돔에서 발사되는 타미르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 70㎞이며, 아이언돔 1개 포대는 93㎢의 범위를 방어할 수 있다.
아이언돔 이외에도 이스라엘은 스파이더, 다윗의 돌팔매, 애로-2, 애로-3 등의 방공망을 통해 영공을 지킨다. 스파이더는 약 10㎞ 이내 저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며, 최대 사거리는 100㎞다.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개발해 2017년 도입된 중고도 방어체계로, 고도 약 15㎞ 이내에서 목표물을 요격하며 최대 사거리는 300㎞다. 고고도 방어를 담당하는 애로-2는 미국 패트리엇을 이스라엘이 개량해 2000년 실전 배치됐으며, 고도 50㎞에서 목표물을 타격한다. 애로-3는 이를 개량한 것으로 우주 밖으로 나간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하기 전인 고도 100㎞에서 요격할 수 있다. 애로-3의 최대 사거리는 2400㎞다.
◇하루 만에 국방비 10분의 1 사용…하마스 기습 공격엔 ‘속수무책’ = 다만 아이언돔을 비롯해 촘촘하게 배치된 이스라엘의 방공체계에도 약점은 있다. 첫 번째 약점은 비용이다. 실제로 아이언돔을 포함한 이스라엘 방공체계가 이번에 실시된 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막는 데 하루에만 40억∼50억 셰켈(약 1조4694억∼1조8368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이스라엘군 예산이 600억 셰켈이었음을 감안하면 하룻밤 사이에 국방 예산의 10분의 1을 소모하는 셈이다. 이스라엘군 재정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지난 14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애로 지대공미사일을 쏠 때마다 350만 달러(48억5000만 원)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아이언돔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약점을 드러냈다. 당시 아이언돔은 하마스의 로켓이 소나기처럼 쏟아지자 일일이 대응하지 못했고, 아이언돔 통제센터마저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이 방공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하마스는 단시간에 이스라엘을 향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문가들은 로켓이 한꺼번에 쏟아져 ‘포화 상태’가 되면서 아이언돔이 방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아이언돔이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아이언돔의 요격률이 평균 90%라고 밝혔다. 조너선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언제나 그랬듯 아이언돔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이 없었다면 이스라엘인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약점 보완한 차세대 대공방어체계 ‘아이언빔’ 개발 중 =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차세대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빔’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아이언빔은 100㎾의 고에너지 레이저 빔(High Energy Laser·HEL)을 쏘아 로켓포탄·드론·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신개념 무기다. 아이언빔은 가격이 비싼 미사일 대신 가격이 저렴한 레이저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적 측면에서도 이점을 보일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이언빔은 아이언돔이 차단하기 어려운 작은 근거리 로켓·대포·박격포 등을 요격하도록 설계돼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아이언빔은 최대 7㎞ 거리의 미사일부터 로켓·드론 등을 적은 비용을 활용해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표적이 완전히 파괴되기 전까지 레이저로 표적을 계속 추적해야 하므로 동시 요격할 수 있는 표적의 숫자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레이저의 출력을 100∼150㎾ 수준까지 높이거나 레이저를 에너지 손실 없이 8∼10㎞ 이상 거리까지 투사하는 등 여러 보완 기술이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 4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의 X에 아이언빔의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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