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친구가 불안장애인지 망상인지 구별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할까요[마음상담소]

2024. 4. 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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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가 회사에서 팀장이 자기를 감시한다고 하길래, 모든 직장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도무지 불안 장애인지, 공황장애인지, 망상인지 구별이 안 되는데 치료를 권하는 게 맞을까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친구의 가족도 멀리 있으니 참 어렵네요.

왜냐하면 현재 친구의 증상이 단순한 불안 장애든 아니면 망상에 해당하든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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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게티이미지뱅크

오랜 친구가 회사에서 팀장이 자기를 감시한다고 하길래, 모든 직장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직장 스트레스로 잠을 못 자고 먹지도 못한다고 얘기하면서, 팀장이 자기를 모함하기 위해서 서로 간의 대화를 모두 녹음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것 있냐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왜 자기를 믿지 못하냐고 했습니다. 비난받지 않겠다면서, 시키지 않은 야근도 하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주 전부터는 “팀장이 자기 사생활에 대한 흠집을 잡으려고 사람을 보내 자기 집 앞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걸 근거로 인사팀에서 자기 컴퓨터를 원격으로 감시한다”면서 숨쉬기도 힘들고 어지럽고 불안하다고 하네요. 도무지 불안 장애인지, 공황장애인지, 망상인지 구별이 안 되는데 치료를 권하는 게 맞을까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친구의 가족도 멀리 있으니 참 어렵네요.

A : 진단·설득 대신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 솔루션

친구가 많이 걱정되시겠네요. 하지만 의심하고 있는 부분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현재 친구의 증상이 단순한 불안 장애든 아니면 망상에 해당하든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니까요. 일단 병원을 찾아가면 전문의가 진단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치료를 잘 받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질환을 감별하는 데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친구의 말이 망상이라고 한들, 가까운 사람으로서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틀린 점을 짚어준다고 해서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망상에 도전하거나 망상을 부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만, 비현실적인 상황을 듣고도 이렇게 대처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들조차도 현장에서 이를 늘 실천하기가 어려울 정도니까요.

친구가 느끼는 감정이나 증상에 집중하고, 불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실재(實在)하는 스트레스든, 실제가 아니든 그로 인해 지금 불안하고 갑갑함이나 어지럼 같은 신체 증상까지 겪는 것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보다 분명한 증상에 공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고, 친구도 불편해하는 지점을 찾는다면 치료를 받게 하기가 쉽습니다.

정신질환의 경우 병식이 없어서 스스로 전문가를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치료를 권하는 정도에 있어서, 각자의 몫과 한계가 있습니다. 상담을 권하거나 치료기관을 알아봐줄 수 있지만 병·의원에 따라서 진료실에 친구의 동행 등을 허락하지 않는 곳이 더 많고, 향후 치료계획에 대해 친구에게 설명을 해주기도 어렵습니다. 첫발을 내딛게만 도와줘도 정말 훌륭한 친구가 아닐까 싶네요.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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