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한 달 동안 써본 투수만 10명··· 실패 거듭한 두산의 선발 실험, 이제야 희망 찾았다
두산은 지금 우울하다. 소속 선수 8명이 연루된 오재원발 수면제 대리 처방이라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성적도 신통찮다. 5할 승률을 밑돈다. 이제 시즌 초반이고 반등의 기회도 충분하지만, 더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당초 두산 선발진은 리그에서도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팀의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선발 부진이 더 뼈아팠다. ·
시즌 첫 27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은 선발 투수만 10명을 기용했다. 기존 선발들의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수도 없이 대체 선발 실험을 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선발 돌려막기의 1번 주자로 나섰던 이영하가 지난 13일 LG전 3.1이닝 볼넷 5개를 내주고 다음날 엔트리 말소됐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지난 16, 17일 삼성전에 급하게 선발 등판했던 박소준과 김호준도 대량 실점하며 조기 강판했다. 박소준이 4이닝 5실점, 김호준이 1.2이닝 5실점 했다.
선발 실험에 번번이 실패만 하던 두산이 23일 모처럼 웃었다. 20세 신인 최준호가 프로 첫 선발 등판에서 5이닝 1실점만 했고, 팀도 4-3으로 이겼다.
최준호의 피칭은 다방면으로 강렬했다. 6삼진·1볼넷으로 구위와 제구 모두 입증했다. 빠른공 최고구속 151㎞를 기록했고, 스트라이크 47개에 볼 20개 등 투구 수 67개로 아웃카운트 15개를 잡을 만큼 공격적으로 던졌다. 직구를 던져 홈런을 맞았다가, 바로 다음 타자 상대로 초구 직구를 던지는가 하면 “팬들 앞에서 던지니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와 구속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하는 등 배짱도 두둑했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이승엽 두산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불미스러운 사건도 사건이지만, 당장 선발진 구성에 애로사항이 작지 않았다. 5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꾸려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1~3 선발 말고는 한 경기, 한 경기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서 “매 경기 피칭 내용을 보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랬던 이 감독이 이날 경기 후 “최준호가 최고의 피칭을 했다”고 극찬했다. 공격적인 투구에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몇 차례 더 선발 기회가 갈 것을 시사했다.
두산은 더 많은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 브렌든 와델이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고, 국내 에이스 곽빈도 초반 고전 중이다. 지난해 후반기 들어 급성장한 최승용이 피로골절 여파로 재활 중이고, 올 시즌 가장 크게 기대했던 김동주는 부진 끝에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1선발 라울 알칸타라 역시 사정이 좋지만은 않다. 성적이야 준수하지만, 개막 한 달도 안 돼 벌써 2차례 건강 이슈가 불거졌다.
당분간 선발 실험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민규, 김유성 등 아직 써보지 않은 카드가 남아 있다. 최원준, 이영하 등 기존 자원들도 자존심 회복을 벼르며 대기 중이다. 신인 최준호가 앞으로도 꾸준히 활약해 준다면, 좀 더 여유 있게 선발 자원들을 써볼 수 있을 것이다.
5인 로테이션을 어떻게 새로 꾸릴 것인지, 두산은 답을 찾는 중이다. 두산의 반등 시점 또한 그 답을 얼마나 빠르게 찾느냐에 달려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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