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vs어도어? 결국 ‘민희진의 난’으로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4. 4. 2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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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경영권 탈취’와 ‘뉴진스 카피’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K팝 기획사 하이브(HYBE)와 자회사 어도어(ADOR)의 갈등이 ‘민희진의 난’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언론 등에 노출된 문건 일부와 박지원 하이브 CEO가 전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을 통해 밝힌 ‘독립 시도 확인 시점’ 등을 통해 어도어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주장한 ‘카피 의혹’은 논점 밖 사안임이 드러났다.

23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박 CEO는 이날 오전 사내 메일을 통해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시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라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어도어 감사권 발동’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 CEO는 “현재 책임 있는 주체들은 회사의 정당한 감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전날 민 대표와 임원 A씨 등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하려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이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대외비적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고,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기 위해 담당 직원을 회유·압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민 대표는 전날 입장을 내고 사이브가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새 걸그룹 아일릿을 제작하면서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를 카피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에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별다른 답변 없이 해임 절차를 통보받았단 주장이다.

박 CEO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됐다”라며 민 대표가 주장한 의혹들을 일축했다. 감사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게 박 CEO와 하이브의 입장이다.

민 대표와 어도어는 카피 의혹 제기 이후 추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고민해 오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시나리오를 짜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쏘스뮤직레이블사업부문을 물적 분할, 100%의 지분을 가지고 출발했다. 현재는 하이브가 80%를 보유하고 있고, 민 대표가 18%로 두 번째 주주다. 어도어 출범 당시 지분 매수가 가능한 콜업션을 부여 받았고, 지난해 이를 행사했다. 나머지 지분 2%는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과장돼 보일 수 있다. 실제 민 대표는 일부 언론에 “18%의 지분으로 어떻게 경영권 탈취가 되겠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민 대표의 말이 더 현실성 있어 보인다. 하이브가 보유 지분 80% 중 일부를 팔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 투자자를 들일 경우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는 어도어의 지분율을 떨어뜨리는 게 가능하다.

현 어도어의 이사회를 민 대표가 장악하고 있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이사회 통과를 통해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 어도어와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만은 아니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민 대표와 어도어 임원들이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경영권 지분을 싱가포르투자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에 매각하기 위한 전략을 짜온 정황이 감사 과정에서 드러나며, 이 주장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영권 탈취 시도’가 사실이라면, 민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뉴진스와 자신의 독립이다. 멤버들, 멤버들의 부모가 민 대표의 편에 선다면 필요한 절차는 하이브와의 지분 정리 또는 금전적 문제 해결이다.

정상적인 방법이라면 위약금을 내고 하이브와 결별하는 것이겠지만, 전속계약 기간이 5년여 남은 상황이기 때문 위약금 규모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주요한 시각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어도어와 민 대표가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을 찾고, 하이브에 계약 해지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 카피를 비롯한 하이브의 뉴진스 홀대 증거를 수집해 왔다고 보고 있다.

양 측이 법정 다툼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표현까지 쓰이고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해임을 건의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요구할 전망이지만, 어도어의 현 이사회가 민 대표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에 대해 민 대표의 추가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K팝 팬들 사이에선 이번 사태를 ‘민희진의 난’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장기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 시점에서는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 탓 뉴진스의 활동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가장 크다. 뉴진스는 내달 새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었고, 당장 오는 27일 선공개곡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이브 역시 우려를 인지, 뉴진스의 컴백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하겠단 방침이다. 뉴진스는 오는 5월 24일 새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로 컴백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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