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국제회의복합지구의 패러독스와 도도새

이준재 한남대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 2024. 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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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도도새가 등장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타 광역도시보다 늦게 '국제회의복합지구'에 지정된 후 지난 1년간 대전관광공사 자체적으로 관련된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정된 것으로만 경쟁력 확보와 우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추진한다면 국제회의를 포함한 MICE산업(부가가치가 큰 복합 전시 산업)도 자칫 도도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추진의 난항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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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재 한남대 호텔항공경영학과 교수

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도도새가 등장한다. 도도새는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먹거리도 풍부함과 동시에 천적이 없었던 인도양의 모리셔스에서 서식, 지금은 멸종돼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다. 또 '도도새의 법칙'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변화나 도전 없이 있는 그대로의 환경에만 적응한다면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도도새처럼 도태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관점으로 타 광역도시보다 늦게 '국제회의복합지구'에 지정된 후 지난 1년간 대전관광공사 자체적으로 관련된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정된 것으로만 경쟁력 확보와 우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추진한다면 국제회의를 포함한 MICE산업(부가가치가 큰 복합 전시 산업)도 자칫 도도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추진의 난항을 예측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국제회의복합지구사업은 국제회의산업 기반 조성 및 집적시설 지원을 통한 국제회의 경쟁력 강화, 유관 산업 및 지역 경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기존 국제회의도시지정사업을 대신해 2019년부터 확장, 단계별로 인천, 광주, 고양, 부산, 대구, 대전, 경주 등 7곳을 지정 육성하고 있다. 매년 전체 50억 원 내·외의 활성화 사업비 지원과 복합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공모 사업 참여가 가능하며, 용적률 완화나 교통유발금 등 각종 부담금 감면 등으로 실제 관광특구에 지정되는 것과 같이 그 중요도가 가중화되고 있는 사업이다.

세계적으로 국제회의산업은 연관 산업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큰 대표적인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점에서 지구 선정 이후 대전시가 도시마케팅 차원으로 접근해 지금 보다 더 주도적으로 사업 리드가 필요하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자체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지역 균형발전 논리와 경제적 파급효과만 앞세워 수천억이 들어가는 컨벤션센터 건립에 가세하고 있어 비즈니스와 운영 관점에서 국제회의 유치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유치 경쟁 도시 중 한 곳인 청주는 내년 오스코(OSCO)개장을 앞두고 있어 세종, 천안 등을 비롯한 시설 중심의 공간확충은 대전시로서는 녹록하지 않은 경쟁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선택지 이미지와 도시브랜드 전략의 우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국제회의복합지구라는 이미지 전략으로는 시설 기반 중심과 관광 목적지 이미지와 연계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순 국제회의복합지구선정에 대한 위안으로는 역설적인 결과나 또 하나의 도도새 법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대전은 신규로 마이스(MICE)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나노 반도체 국가산단과 같은 산업 경쟁력이 확보된 입지에 국제회의 시설 확충 계획과 구축을 통한 도시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데 이 또한 단순 시설과 공간의 확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지역 내 균형발전이라는 명분보다는 선택과 필수를 통한 동반성장과 이후 단계에서의 특화된 시설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현재 집적화된 시설 이용 극대화를 위한 대전광역시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제회의복합지구 선정에 따른 주관기관인 대전관광공사의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 시설 가동에 필요한 행사 유치·개발에 있어 변화된 마케팅 관점에서의 생존과 혁신적인 성공 창업비즈니스 모델 적용과 중장기 종합계획수립, 실제 국내·외 각종 행사 지역 유치에 필요한 마케팅 예산, 대전 특화산업과 연계될 수 있는 분야별 전문 인력 등 전담 조직의 확대를 통한 이용 극대화 등 지속 가능한 대전형 국제회의 복합지구 가치사슬과 생태계 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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