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보장원 직원들 '365일' 배지 거꾸로 단 이유

이지현 2024. 4. 24.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동권리보장은 소속 170여명의 직원들 가슴에는 보장원 소속을 의미하는 '365일 아동의 날' 배지가 거꾸로 달렸다.

23일 서울 아동권리보장원 대회의실에서 만난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직 '365일 아동의 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취임 1주년 간담회
저출생 원인…아동 권리 보장 않는 사회 문화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동권리보장은 소속 170여명의 직원들 가슴에는 보장원 소속을 의미하는 ‘365일 아동의 날’ 배지가 거꾸로 달렸다. 왜일까?

23일 서울 아동권리보장원 대회의실에서 만난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직 ‘365일 아동의 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모든 아동이 365일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그때 배지를 바로 달겠다”고 말했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국내 아동 학대 신고접수 사례는 2022년 기준 총 4만6013건이나 된다. 이 중 아동학대의심사례는 4만4531건(96.6%)으로 하루평균 122건의 아동학대 의심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 입장을 거부하는 ‘노키즈존’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사회와는 거리 먼 상황이다.

정익중 원장은 “아이를 환영하지 않는 곳에서 아이가 태어나기 어렵다”며 저출생의 원인을 아이가 존중받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처음엔 ‘노키즈존’으로 시작하겠지만, 이걸 허용하면 깨진 유리창이 돼서 모두에게 ‘배제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이나 중년·장애 등을 이유로 출입부터 배제하는 공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노키즈존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며 “노키존이 아닌 곳을 더 많이 이용해달라. 소비자인 국민이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아동권리보장원이 국내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 원장은 “전세계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관은 우리나라뿐”이라며 “그게 있다고 아동권리를 존중사회라곤 말할 수 없지만,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반절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수원 영아 사망 사건 이후 만들어진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가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보호출산제는 출생 미등록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등록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제도 안착을 위해 위기임산부 상담 지원을 위한 중앙상담지원기관으로 지정받아 전국의 상담 체계를 구축, 보호출산 아동의 출생증서를 관리하게 된다.

정 원장은 “보호출산제 목표는 보호출산을 확대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며 “지금까지는 정보가 없어서 위기 임산부에게 아이를 버리는 옵션밖에 없었다면, 앞으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유기가 아니라 양육을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내년 7월부터 전국의 입양기록물을 이관받고 입양정보공개청구 업무도 전담하게 된다. 그동안 입양인들은 자신의 입양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녀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정 원장은 “보장원이 여러 곳에 흩어졌던 입양기록을 한 곳에서 안전하게 보존해 공공 중심의 일관된 입양정보공개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양인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법 시행 이전까지 기록물의 보존방식과 이관방식 등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말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이 공표될 예정이다. 정 원장은 “앞으로도, 보장원은 아동분야 중장기 국가계획 수립·이행 대응력을 높이고 정책연구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아동정책 개발·수립 환경을 조성하고, ‘권리주체’인 아동 당사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아동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