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 ‘아시안컵 4강’ 15년간 한국 축구 최고 성과” 클린스만이라서 놀랍진 않습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4. 4. 2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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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오스트리아 방송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의 일을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월 22일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 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방송에서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 그러면서 둘이 싸움을 벌였다. 파리의 젊은 선수가 나이 많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어 “대표팀 선수 몇 명이 이 싸움을 말렸다. 그리고서야 이 일은 마무리됐다. 다음날 대표팀은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었다. 그때부터 이 팀은 하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 사진=AFPBBNews=News1
클린스만 감독. 사진=AFPBBNews=News1
클린스만 감독이 언급한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는 이강인, 토트넘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사령탑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선수단 관리에 매우 소홀했다. 방관자처럼 그때의 그 일을 지켜만 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의 일을 반성하긴커녕 ‘내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 당당하게 방송에서 이 일을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방송에서 한 말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거둔 성적은 지난 15년간 최고의 성과였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칭스태프가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는 말까지 했다.

한국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3위를 차지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야기한 15년 전인 2008년엔 아시안컵이 열리지도 않았다. 한국은 2007년 동남아시아 4개국이 공동 개최한 대회에서도 3위에 오른 기억이 있다.

한국은 15년 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거둔 이상의 성과를 여러 차례 내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 면에서 환상적이었다”면서 “한국이 월드컵 8강 이상의 성과를 낼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나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순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국에선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사진=AFPBBNews=News1
클린스만 감독. 사진=AFPBBNews=News1
한국 축구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4년 6개월간 일군 시스템이 클린스만 감독 선임으로 뭉개진 게 시작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재택근무 논란을 일으켰지만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유로 2004 이후 2006 독일 월드컵까지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국 독일에서도 잦은 미국 출장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자국 리그인 분데스리가를 온라인으로 챙겨본 지도자였다.

미국 대표팀을 이끈 2011년부터 2016년까진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를 경시하면서 미국 축구계와 갈등을 빚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시 유럽 하부리그에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는 선수를 MLS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이보다 우위에 뒀다. 미국 축구계가 클린스만 감독에게 가장 큰 불만이었던 건 MLS에서 좋은 선수를 찾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020년 2월엔 상식 밖의 행동으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감독으로 재직 중일 때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0년 2월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베를린 감독직 사임을 기습 발표했다. 베를린 지휘봉을 잡은 지 76일 만이었다. 베를린 코치진, 선수, 프런트, 팬 등 모든 구성원이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 소식을 클린스만 감독 SNS 라이브 방송으로 접했다. 세계 축구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클린스만(사진 맨 왼쪽). 사진=AFPBBNews=News1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 클린스만. 사진=AFPBBNews=News1
대한축구협회(KFA)는 이 모든 사실을 뒤로하고 클린스만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동행이 오래갈 리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로 2월 16일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마치고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간 상태에서 경질 소식을 접했다. 한국 축구계와 마지막까지도 소통하려는 의지조차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에서 ESPN 패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재임 시절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해왔던 활동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오스트리아 방송에서 내뱉은 말들. 클린스만 감독이 책임감 있는 지도자였다면 자신이 지도했던 선수들과 팀을 한 번쯤 생각하지 않았을까.

세계 축구계는 클린스만 감독이 베를린 지휘봉을 SNS로 내려놨을 때부터 지도자 경력은 끝이라고 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지휘봉을 잡기 전부터 감독이라기보단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유명 셀럽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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