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르완다 이송법’ 진통 끝에 통과…국제 인권기구 반발

안다영 2024. 4. 24.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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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난민을 이른바 '외주화' 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국의 '난민 이송법'이 진통 끝에 통과됐습니다.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온 난민들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는 게 골자인데, 국제 인권기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영국 보수당 정부가 2년 전부터 추진해온 난민 이송법이 현지 시각 22일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안은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오는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수엘라 브레이버만/영국 전 내무부 장관 : "우리는 지난해 말 영국으로 건너오려던 사람들이 불운하게도 영국해협에서 빠져 숨지는 것을 봤습니다. 따라서 동정심을 갖고 인도주의적으로 해야 할 일은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2018년 이후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온 불법 이민자는 12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앞서 영국은 난민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르완다에 약 3천7백억 원을 지급하고, 2026년까지 지원금을 두 배가량 늘리는 등의 내용으로 르완다와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직후부터 비인도주의적이라는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르완다가 난민을 보낼 안전한 제3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영국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르완다를 안전한 국가로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이 발의됐고 상·하원 간 공방 끝에 이번에 의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국제 인권 기구들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와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공동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 위험한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난민을 불안전한 미래라는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차 데시무크/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 대표 : "저는 이 법안이 난민과 망명 신청자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국제 인권과 국제법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봐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 영국 수낵 총리는 오는 7월쯤 난민을 태운 르완다행 첫 비행기를 띄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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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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