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수련병원 진료 허용'했지만…의사들 "현실성 없어"

장수인 기자 2024. 4. 2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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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원의가 지자체장 승인 없이도 수련병원을 비롯한 일반병원에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정작 의료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자체장의 승인 절차 없이 개원의가 타 병원의 진료를 지원할 수 있고 병원 소속 의료인이 의료기관 외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오늘부터 즉시 시행되며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간 적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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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사회 소속 2000명인데, 개원의 문의 단 한명도 없어
전북 상급종합병원들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기대도 안해"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장수인 기자 =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원의가 지자체장 승인 없이도 수련병원을 비롯한 일반병원에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정작 의료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를 발령한 것인데, 전북지역 의료계에서는 실효성은 물론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자체장의 승인 절차 없이 개원의가 타 병원의 진료를 지원할 수 있고 병원 소속 의료인이 의료기관 외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오늘부터 즉시 시행되며 보건의료 재난위기 ‘심각’ 단계 기간 적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전북지역 의료계의 분위기는 차갑기만하다. '어떤 개원의가 운영하는 병원을 버려두고, 대학병원에 가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병원마다 다른 EMR(전자의무기록)과 컴퓨터시스템을 배우는 시간만 해도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 간다고 하더라도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북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A 개원의는 "정부 발표 이후에 수련병원인 전북대병원에 가서 도와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개원의로서 현실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을 놓고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운영하는 병원에도 환자들이 끝없이 오는데 여기 환자들을 놓고 굳이 상급 종합병원에 가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원광대학교병원 의과대학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16/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또 다른 내과의 B 씨는 "개원의 100명 중 1명 정도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서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면서 "병원마다 다른 EMR을 쓰고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만 며칠이 걸릴 거고, 적응한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큰 도움은 안 될 걸 알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씨는 "굳이 하겠다고 하면 응급실에 온 환자들을 분류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나이 먹은 의사들이 코드나 암호를 숙지해서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 의료진과 손발도 맞아야 하는데 마취과 의사나 방사선과 의사는 세팅이나 리딩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다른 과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내 상급종합병원인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의 반응도 비슷하다.

현재 전북의사회 소속 개원의는 2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의 개원의 진료확대 대책 발표 이후 문의를 해 온 개원의는 없다는 게 이들 대학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병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개원의들이 오신다고 하더라도 당장 중증환자들을 돌볼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대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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