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 일본 마을에 벌어진 놀라운 일…신혼부부 밀려온 비결은

이창명 기자 2024. 4. 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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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생 국가가 된 우리보다 먼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경험한 일본에서 최근 주목 받는 마을이 있다.

홋카이도 중부에 있는 히가시카와 정(읍·면에 해당)이 그 주인공이다.

40년 전에는 마을이 사라질 걱정을 했던 히가시카와는 2016년에 인구 8000명을 돌파해 주목받았고, 지난 1월 기준 정착인구 수가 8588명까지 늘면서 국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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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카와정 전경/사진제공=히가시카와정 마을

초저출생 국가가 된 우리보다 먼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경험한 일본에서 최근 주목 받는 마을이 있다. 홋카이도 중부에 있는 히가시카와 정(읍·면에 해당)이 그 주인공이다. 40년 전에는 마을이 사라질 걱정을 했던 히가시카와는 2016년에 인구 8000명을 돌파해 주목받았고, 지난 1월 기준 정착인구 수가 8588명까지 늘면서 국내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마침 한국을 찾은 히가시카와의 요시하라 노리하루 경제진흥과장을 지난 18일 만나 지역 인구가 증가하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그는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에서 일본의 고향납세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고향납세는 우리 정부가 지역 발전을 위해 도입해 추진중인 고향사랑기부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제도다.

요시하라 과장은 히가시카와의 정착인구가 늘어난 비결로 지역 자원의 이점을 최대한 널리 알린 점을 꼽았다. 예를 들어 히가시카와 주민들은 상수도 없이 최상급 천연지하수를 생활수로 쓰기 때문에 음식점에서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단 사실을 부각시켰다. 무엇보다 훗카이도 최고봉인 아사히다케 등을 배경으로 사진찍기 좋은 스팟(종소)이란 것을 홍보하기 위해 2014년 사진문화 수도를 선언하고, 사진 국제페스티벌을 열면서 마을 전체가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각종 육아지원 정책을 추진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주민들 대부분이 젊은 신혼부부들이로 채워졌고, 현재는 완만하게 인구가 늘어가는 지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영월군을 찾은 요시하라 노리하루 히가시카와정 과장/사진제공=한국지방행정연구원


요시하라 과장은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지역에선 마을이나 도시의 팬층을 형성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고향납세라기보단 히가시카와 주주제도란 용어를 사용해 우리 마을을 응원하는 분들이 주주로서 함께 마을의 미래를 키워나간단 취지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주총회가 열리며, 고향납세자는 이름만 주주가 아니라 각종 마을 기획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고, 지역의 천연수로 키운 햅쌀과 야채, 직접 생산한 한정판 와인을 받을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된다. 덕분에 올해 고향납세(개인) 추정 결산액은 17억엔(약 150억원)에 달한다.

그는 "한국의 지방도시들도 단순히 어떤 답례품을 가졌느냐보단 어떤 포인트를 잡고 운영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우리는 다른 도시를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하지 않았고. 정부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덕분에 독립적이고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인구감소 지역들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요시하라 과장은 "숙소에서 바라본 영월의 동강과 절벽은 매우 아름다웠다"며 "게다가 오후 5시면 모든 상점이 문을 닫는 히가시카와와 달리 영월군에는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음식점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가 플랫폼에 종속되는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경우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라쿠텐 등을 통해 답례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순위별로 상위권 상품만 플랫폼에 노출이 되면서 지역과 관계없이 특정 대도시 답례품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단 설명이다

그는 "지역 사정에 대한 고려없이 상품만 순위별로 보여주는 현재의 플랫폼 시스템은 사정이 어려운 지역을 배려한단 제도의 취지와 어긋난다"며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도 플랫폼과 협업할 때 이런 부작용들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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