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인생] 자연 속에서 맘껏 뛰놀면 아이들 몸도 마음도 ‘쑥쑥’

황지원 기자 2024. 4.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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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부모는 고민에 빠진다.

"어릴 때 농촌에서 뛰어놀며 자랐던 게 커서 보니 큰 힘이 되더라고요. '출발 드림팀'을 찍으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그때 기른 체력 덕이고, 자연을 경험하며 정서도 안정된 느낌이었어요. 아이들에게도 그걸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2019년 고향 밀양으로 왔습니다."

아이들은 마당은 물론, 집 안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여름이면 풀장까지 설치해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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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인생] (26) 경남 밀양으로 귀촌한 배우 이상인
마당 있는 집 안팎이 삼형제 놀이터
가족과 함께 지내는 농촌생활 즐거워
홈쇼핑서 부모님 키운 꾸지뽕 판매
가족 텃밭서 유기농 채소·과일 재배
시 홍보대사로 활동 지역농산물 알려
아이들에게 자연을 경험하게 해주고자 2019년 고향인 경남 밀양으로 귀촌한 배우 이상인씨(가운데)와 그의 가족.

아이들이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부모는 고민에 빠진다. 교육열이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닐까,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통학이 쉽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1997년 데뷔작인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로 신인상을 휩쓸고,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에서 활약하며 최다 우승을 기록한 배우 이상인씨(53)는 오히려 건강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키우고자 귀촌을 결심했다.

“어릴 때 농촌에서 뛰어놀며 자랐던 게 커서 보니 큰 힘이 되더라고요. ‘출발 드림팀’을 찍으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도 그때 기른 체력 덕이고, 자연을 경험하며 정서도 안정된 느낌이었어요. 아이들에게도 그걸 체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2019년 고향 밀양으로 왔습니다.”

서울에서 출생한 첫째 서호군(7), 둘째 도연군(5)에 이어 2021년엔 경남 밀양에서 셋째 진서군(3)까지 태어났다. 서울이 고향인 아내 김현정씨(42)도 이씨의 교육관에 동의하며 밀양살이를 시작했다. 이씨 가족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산다. 아이들은 마당은 물론, 집 안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마당엔 이씨가 직접 만든 모래밭이 있다. 여름이면 풀장까지 설치해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아파트에 살 땐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밀양으로 오면서 이씨는 농사를 새롭게 경험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과수원을 했지만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하길 바라셨던 아버지·어머니는 그에게 밭일을 시키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수원집 아들은 사과엔 어떤 품종이 있는지, 포도는 어떻게 재배하는지 자연스럽게 보고 들으며 자랐다.

“퀴즈쇼에 나간 적이 있어요. 어려운 문제였는데 힌트로 ‘세계일’이 나온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다 갸우뚱하고 있는데 저는 사과 품종인 걸 알고 바로 정답 ‘사과’를 외쳤죠. 상금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씨가 바쁜 수확 철 부모님을 도와 꾸지뽕밭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 부모님은 30년 전부턴 1만9834㎡(6000평) 규모로 무농약 꾸지뽕농사를 짓는다. 그는 홈쇼핑에 출연하며 부모님이 농사지은 꾸지뽕을 판매하고 바쁜 수확 철이면 농사일까지 돕는다. 꾸지뽕밭 옆엔 3305㎡(1000평)짜리 가족 텃밭이 있다. 유기농법으로 무·배추·상추·오이 같은 채소를 비롯해 참외·샤인머스캣 같은 과일도 재배한다. 텃밭 덕에 아이들은 신선한 채소를 먹을 뿐 아니라 직접 농사지어보는 경험까지 하고 있다.

“처음 텃밭을 가꿀 때 삽을 들고 땅을 다 갈아엎어야 했어요. 손엔 물집이 생기고 몸이 고단해 몇날 며칠을 앓아누웠습니다. 그런데 그 밭에서 난 채소·과일을 먹는 아이들을 보니 힘든 건 다 잊게 되더라고요.”

이씨는 1996년 K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고시원에서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텔레비전에서 공채 탤런트 모집 공고를 본 아버지의 권유로 시험에 응시했다. 어렸을 때부터 이소룡 영화를 보며 액션 연기를 따라 해보거나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연기를 제대로 공부해본 적은 없었다. 그는 내재한 끼를 발휘하며 첫 시험에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듬해 주연을 맡은 KBS 주말드라마 ‘파랑새는 있다’는 최고 시청률 57.3%를 기록했다.

이씨가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며 답례품 ‘얼음골 사과주스’를 선보이고 있다.

요즘엔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밀양을 위해 재능을 펼치고 있다. 2016년부터 밀양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밀양산 농산물을 홍보하고 시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공연 사회를 맡는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밀양 답례품을 알리는 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름난 배우가 나서니 농산물도 잘 팔리고 공연 호응도 좋다. 또 개인 유튜브 채널과 여러 방송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밀양살이를 공개하며 농촌 생활의 즐거움도 알린다.

“언젠간 밀양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고 싶어요. 이름처럼 햇볕이 좋고, 어디를 가나 하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거든요. 도시 사람들은 밀양에 대해 더 알 수 있도록, 밀양시민은 살고 있는 터전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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