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존슨 의장, 매우 좋은 사람" 두둔…강경파 반발 찻잔 속 태풍?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하원의 일부 공화당 강경파들이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안보 예산 패키지 법안 처리를 주도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슨 의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존슨 의장을 재신임하고 나선 만큼 일부 강경파들의 존슨 의장 해임 추진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22일) 오후 존 프레데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원의 우크라이나 등 안보지원 예산법안 처리와 관련, "우리는 다수당이지만 그렇다고 그(존슨 의장)가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라면서 "내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할 때 그는 나를 강하게 지지했다. 나는 그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급은 이번 예산 법안 처리와 관련해 당내 강경파들로부터 해임 압박을 받고 있는 존슨 의장에 대한 감싸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지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존슨 의장에 대한 엄호는 다소 배치되는 태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상원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대한 예산안을 처리할 당시 "우리는 더 이상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기대나 아무 조건 없이 돈을 줘서는 안 된다"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존슨 의장을 재신임하고 나선 데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전략적 지원과 예산 법안 처리 전 존슨 의장의 트럼프 전 대통령 방문,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법안 내용의 일부 변경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하원은 총 608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처리하면서 95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에 대해선 보조금이 아닌 '취소 가능한 차관(forgivable loan)' 형태로 반영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아이디어와 일치하는 것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당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같은 지원 형태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처럼 포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고 WSJ은 전했다.
아울러 존슨 의장은 지난 1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직접 방문해 설득 작업에 나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슨 의장 방문 이후 "우크라이나의 존립이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처럼 존슨 의장 두둔에 나서면서 일부 강경파들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재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하원의원 등 3명은 존슨 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선 안보 지원 예산 패키지 법안 처리 등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존슨 의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공화당 하원의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의장인 밥 굿(버지니아) 의원은 "지금은 그렇게(의장 해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조지 산토스 전 의원에 대한 제명 등으로 하원 공화당 의석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존슨 의장의 뒤를 이을 뚜렷한 후임자가 없고, 오는 11월 대선이 6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판단이 깔려 있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더힐은 "공화당 의원 다수는 케빈 매카시 전 의장에 대한 해임 이후 몇 주 동안 계속됐던 혼란을 되풀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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