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기차 미래 산업 성패 좌우한다... 올트먼·머스크 등 거물들이 꽂힌 이 분야

변희원 기자 2024. 4. 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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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거물들, 에너지 투자 경쟁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이 태양광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태양광 스타트업 엑소와트에 2000만달러(약 276억원)를 투자한 사람 중에 올트먼이 있다고 보도했다. 태양에너지를 열로 변환해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한 업체로, 킬로와트시(kWh)당 1센트 정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회사의 최종 목표다. 올트먼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엔 ‘미래 에너지’이자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에 약 3억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최근엔 2013년 투자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오클로의 상장도 직접 추진하고 있다.

올트먼이 에너지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AI를 위해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인데, AI 반도체 구동과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다. 올트먼 외에도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자들은 태양광이나 원전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이들이 에너지 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AI·전기차 등 미래 산업의 성패가 친환경적인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에 달렸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전 데이터센터 임원인 대니얼 골딩은 파이낸셜타임스에 “AI 산업의 한계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며 “언젠가는 전력 문제가 AI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트먼이 투자한 헬리온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헬리온은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으로 매년 최소 50메가와트(㎿)의 전기를 MS에 공급해야 한다. 약 10만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지금까지 핵융합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이 상용화된 적은 없다.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오래전부터 SMR에 꽂혀 있다. 2008년부터 테라파워라는 SMR 업체를 설립해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보다 무거운 액체 나트륨을 냉각제로 사용하고, 원전에서 나온 폐연료봉을 다시 연료로 쓸 수 있어 ‘꿈의 원전’으로 불린다. 테라파워는 “2030년 이후 한국에서도 혁신 나트륨 원자로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할 정도로 상용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스타트업 헬리오겐과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스(CFS)도 빌 게이츠의 투자 리스트에 올라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캐나다 스타트업 ‘제너럴 퓨전’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영국 옥스퍼드셔 컬럼에 핵융합 실증 시설을 지어 이르면 내년부터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은 올트먼과 함께 헬리온에 투자했다.

최근 빅테크와 AI 개발사 창업자들 사이에선 향후 전력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트먼은 올 초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미래 AI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을 훨씬 많이 쓸 것”이라고 했다. “AI 개발의 병목 현상은 전기 부족에서 나올 것”이라고 경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0년 전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현 테슬라에너지)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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