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외에도… 정부, 맞춤형 협력 ‘TIPF·EPA’로 경제 영토 넓혀
FTA를 통해 주요 무역국으로 발돋움한 우리나라는 이후 더 많은 나라와 TIPF, EPA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하며 경제 영토를 넓히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보호무역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40국과 TIPF(Trade and Investment Promotion Framework·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 체결을 완료했거나 협상 중이다. 시장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 FTA와 달리 TIPF는 통상·산업·에너지 분야 협력, 한국 기업의 시장 참여 기회 확대 등을 약속하는 비구속적, 포괄적 업무 협약(MOU)이다. 시장 개방까지는 어렵지만, 특정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거나, EU(유럽연합)·아세안 같은 경제권과 이미 FTA를 맺었지만, 개별 협력이 필요한 국가가 TIPF 대상이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지난 2월 불가리아·오만까지 14국과 TIPF를 체결했다. 아일랜드·포르투갈 등 26국과 협상 중이다.
포스트 FTA로 불리는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경제동반자협정) 협상도 몽골, 조지아 등 2국과 진행 중이다. EPA는 FTA에 비해 시장 개방 강도는 약하지만 에너지 공급망 협력 등 산업 협력을 더 강화한 형태다.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 차이가 커 FTA 효과는 크지 않지만, 자원 부국이거나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국가가 체결 대상이다. 올해 태국, 모로코, 방글라데시 등 8국으로 협상을 확대한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공급망이나 자원 등으로 통상 초점이 옮겨가면서 EPA나 TIPF를 새로 기획하고 만드는 것”이라며 “양국의 니즈를 확인해 자원 공급망 구축, R&D(연구·개발) 협력, 환경 문제 공동 대응 등 이슈별·산업별로 협력체를 촘촘하게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TA·TIPF·EPA
FTA는 전통적인 시장 개방 중심 협정으로 양국이 서로 상품 관세를 없애거나 낮춰 무역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TIPF는 시장 개방은 다루지 않는 일종의 MOU(업무 협약)를 말한다. 별도로 FTA를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협력이 필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맺는다. EPA는 FTA에 비해 시장 개방 강도는 약하지만, 자원 부국이나 지정학적 중요성이 큰 국가와 주로 체결해 에너지 공급망 협력 등 산업 협력을 더 강화한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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