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바람 따라 걷는 어사길… 지친 마음도 쉬어가네

박영민 기자 2024. 4. 24. 03: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감만족 남도 여행] ‘자연 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
4대 계곡으로 꼽히는 구천동 계곡
어사길 탐방 등 즐길거리 풍성
울창한 숲이 우거진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 어사길을 등산객들이 걷고 있다. 무주군 제공
기암괴석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과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새의 지저귐이 하모니를 이루고, 이름 모를 꽃들이 찾는 이들을 환하게 반기는 곳.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에 있는 석굴 문인 라제통문에서 덕유산 상봉에 이르는 25㎞의 무주 구천동 계곡 풍경이다. 구천동 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과 지리산의 칠선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계곡 가운데 하나다. 그 품에 안긴 ‘어사길’은 이런 구천동 계곡의 백미 중의 백미다. 1년 365일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뽐내는 어사길을 걸으며 추억을 쌓아보면 어떨까.

자연에 마음을 두고 걷는 길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 어사길.
어사길은 구천동 33경 가운데 16경 인월담에서 32경 백련사까지 4.9㎞ 구간이다. 조선 후기 어사 박문수(1691∼1756)가 구천동을 찾아 주민에게 횡포를 부리는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설화가 전해져 이런 이름을 붙였다. 이 길은 원래 구천동 계곡의 명승지인 인월담(印月潭) 주변에 살던 주민들이 왕래하던 길이었다. 2016년∼2020년 4년 동안의 복원을 거쳐 ‘숲 나들길(1구간)’과 ‘청렴길(2구간)’ ‘치유길(3구간)’ ‘하늘길(4구간)’을 갖췄다. 옛사람의 자취가 남아 있는 오솔길과 돌계단은 그대로 살리고 인위적인 구조물은 최소화해 숲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어사길의 초입부터 인월담까지 이어진 숲 나들길은 경사가 완만해 나들이하기 좋다. 습지 생물뿐만 아니라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가 피고 지는 곳이라 구천동 어사길의 다양한 색을 느낄 수 있다. 3∼4월에는 복수초와 너도바람꽃, 4∼5월에는 흐드러지게 핀 철쭉이 손님을 맞는다.

인월담을 지나면 어사길의 2구간인 청렴길이 펼쳐진다. 청렴길은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다연대를 지나 무주 태생 김남관 대령이 극락정토를 꿈꾸며 만들던 불상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월담까지 이어진다. 구천동 33경 가운데 6곳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참나무,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이 자아내는 빼어난 경치가 찾는 이들의 걸음을 붙잡는다.

원시림 걸으며 상한 몸 치유

전북 무주군 구천동계곡 어사길.
구월담을 지나면 어사길 3구간 치유길이 나온다. 치유길은 구월담에서 금포탄, 호탄암, 청류계를 거쳐 안심대로 이어진다.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즐비해 원시림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봄에는 생명의 기운을, 여름에는 녹음의 편안함을, 가을에는 충만한 에너지를, 겨울에는 치유의 기운을 얻을 수 있어 치유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초반에는 걷기에 무난하지만 중간 이후부터 돌로 된 경사 구간이 많다.

어사길의 마지막 구간인 하늘길은 구천동과 백련사에 오가던 행인들이 건넜던 안심대에서 시작된다. 신양담, 명경담, 구천폭포, 백련담, 연화폭, 이속대, 백련사로 이어지며 완만한 경사가 이어진다. 목재 데크와 야자 매트 덕분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 관군을 피해 안심하며 쉬었다는 ‘안심대’와 맑은 물에 자신을 비추며 심신을 가다듬었다는 ‘명경담’, 속세와 연을 끊고 깨우침을 얻는다는 ‘이속대’ 등 길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덧 어사길의 목적지인 백련사에 닿을 수 있다.

무주에 가면 특별한 혜택이

올해는 자연 특별시 무주 방문의 해다. 이에 맞춰 무주를 온전하게 즐길 여행 상품과 체험 행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우선 매년 반딧불이 축제 기간에만 운영하던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1박 2일 생태탐험’ 프로그램이 10월까지 주말을 이용해 20차례 진행된다.

반딧불이가 활동하는 6월과 9월에는 어두운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반디를 직접 눈에 담을 수 있다. 청정 자연을 품은 무주 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관측하는 ‘별 소풍’ ‘어사길 탐방’ ‘친환경 목공 체험’도 준비됐다. 참가비는 3인 가족 35만 원, 4인 가족 40만 원, 5인 가족 45만 원이다. 1인당 ‘1만 원의 무주사랑 상품권’과 ‘전북투어패스권’(5900원)을 제공한다. 무주 반딧불이 축제 누리집에 링크된 전용 사이트에서 예약하면 된다.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무주 군내 숙박업소와 음식점, 카페 등에서 10만 원 이상을 쓴 관광객은 머루와인동굴과 반디랜드 곤충박물관, 천문과학관 입장료(2인)를 50% 할인받을 수 있다. 반디랜드 통나무집과 레저바이크텔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청정 무주서 친구-연인과 추억 만드세요”

황인홍 무주군수 인터뷰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 무주군 제공
“자연 특별시 무주군에서 가족, 연인, 친구와 행복한 추억 만드세요.”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는 23일 “무주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미래세대와 함께 누리는 아름다운 환경 도시”라며 “2024년 방문의 해를 맞아 청정지역 무주를 만끽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왜 자연 특별시인가.

“전체 면적의 82%를 차지하는 산림과 이를 기반으로 한 자연, 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깨끗한 환경, 이를 울타리 삼은 사람들, 이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연 특별시란 애칭을 붙이게 됐다.”

―방문의 해 추천하고 싶은 관광지는… .

“무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계절별로 각기 다른 매력을 방문객에게 선물한다. 그중에서도 어사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안심 관광지로 선정됐을 만큼 안전한 힐링 명소다. 아름답기가 이를 데 없는 덕유산, 세월을 굽이치며 흐르는 구천동 계곡이 무주에서의 여정, 그 길 위에서 여러분을 특별하게 할 것이다.”

―방문의 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

“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례를 만들었다. 조례를 통해 대표 관광지인 머루와인동굴과 반디랜드 등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쇼핑을 통해 무주 관광지를 연계한 할인 관광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매달 문화와 체육, 생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