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이스라엘-이란,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되나

경기일보 2024. 4.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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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지난 19일 새벽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은 제5차 중동전쟁 발발에 대한 두려움을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을 넘어선 시점에서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던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공격으로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달 초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공격으로 이란의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등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3일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사상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부터 엿새가 지난 19일 새벽 이스라엘은 이란 중부 이스파한을 전격 공격함으로써 재보복에 나서 양국이 상대방 본토를 서로 공격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스파한은 이란 이스파한주의 주도로 수도 테헤란 남쪽 440㎞에 위치한 이란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도시로 이란의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인 우라늄 전환시설(UCF)과 핵기술센터(INTC), 그리고 공군기지가 등이 있는 전략적 도시다.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초음속 미사일 ‘램페이지(Rampage)’는 이스라엘이 자체 개발한 공대지 미사일로 GPS 체계에 의해 유도돼 먼 거리에서 발사돼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으며 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탐지해 대응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 당시 이스파한에 드론이나, 미사일, 전투기 등 그 어떤 것도 이란 영공에 침입한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 내부를 성공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이란에 보낸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대응성(tit-for-tat) 보복 주고받기는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의 공격은 ‘제한된 군사옵션’으로 최대한 자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공격이 상대 영토를 처음으로 공격했다는 점에서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에 크게 무게가 실리지 않는 것은 이란과 이스라엘 내부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사태 이후 인질 구출과 하마스 소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아직도 달성하지 못한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공격하기 하루 전인 3월3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는 10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모여 네타냐후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란은 최근 수년간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내부 상황이 점점 악화돼 가고 있어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중동은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중동지역의 긴장 상황은 세계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 유가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란의 보복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으로 중동의 안보 지형은 더욱 불안해졌다. 중동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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