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합리적 의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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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일단 신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상식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의심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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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의심(疑心)은 어떤 대상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 혹은 이상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은 일단 신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심이 많은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따른다. 의심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도 생긴다. 예로부터 타인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온 이유다.
말라 죽은 오동나무를 본 이웃 사람이 “집안에 죽은 나무가 있으면 재수가 없다고 하는데, 어찌 베어버리지 않느냐?”라고 주인에게 물었다. 기분이 찜찜해진 오동나무 주인은 얼른 그것을 베어버렸다. 그러자 그 이웃 사람은 베어진 오동나무를 땔감으로 달라고 했다. 이에 화가 난 주인은 “땔감 욕심에 오동나무를 베라고 했냐”라며 따졌다. 사실 이웃 사람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지만, 주인은 땔감을 얻으려고 일부러 베라고 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중국 전국시대 도가(道家) 사상가로 알려진 열자(列子)의 설부편에 나오는 ‘의심암귀(疑心暗鬼)’의 유래다. 이 말은 의심하기 시작하면 세상 모든 것이 의심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암(暗)은 어둡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어리석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정사에 어두운 어리석은 왕을 암군(暗君)이라고 한다.
비슷한 의미로 하충의빙(夏蟲疑氷)이 있다. 여름에만 사는 벌레는 얼음이 어는 것을 의심한다는 것이다. 또 촉나라의 개가 하늘을 보고 짖는다는 촉견폐일(蜀犬吠日)이라는 말도 있다. 식견이 좁아 실체나 정황을 헤아리지 못한 채 의심하거나 놀라는 것을 이른다. 모두가 부족함 때문에 나타나는 의심병이 아닐 수 없다.
다매체 개인 미디어 시대는 수없는 의심을 쏟아낸다. 의심이 의심을 낳고 의심이 횡행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혼돈의 시대가 됐다. 그러나 의심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경우도 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상식적으로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의심을 하는 것일까.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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