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27년 만의 연극 무대...“배우의 피가 끓었다”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유작 연극 ‘벚꽃동산’은 제정 러시아 말기 몰락해가는 귀부인 ‘류바’와 농노에서 부유한 상인이 되는 젊은 ‘로파힌’이 이야기의 중심. 하지만 오는 6월 초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는 연극 ‘벚꽃동산’의 연출가 사이먼 스톤(40)은 이 연극의 배경을 19세기 러시아에서 현재의 서울로 옮겨왔다. 그는 영국 국립극단, 미국 메트 오페라 등과 작업해온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젊은 연출가 중 한 명. 고전을 초청받은 나라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내는 건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이다.
이 연극은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이 27년 만의 무대 복귀작으로도 화제가 됐다. 23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전도연은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도 컸다”고 했다. “용기가 나질 않았어요. 어떻게 하면 비겁하지 않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마침 사이먼 연출의 영국 국립극단 연출작 ‘메데아’ 영상을 봤죠. 거절하기 전에 성의만 다할 생각이었는데. 보는 내내 배우로서 피가 끓었어요.” 그렇게 출연을 수락했다.
이번 ‘벚꽃동산’에서 전도연은 십여 년 전 아들이 죽은 뒤 미국으로 떠났다가 서울로 돌아온 여자 ‘송도영’을 맡는다. 원작의 귀부인 ‘류바’ 역할. 한국 영화 마니아이기도 한 연출가는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가 필요했다. 악한 역할도 선한 역할도 매력적인 전도연은 신이 내린 재능”이라고 했다.
농노에서 부자 상인이 되는 원작 속 젊은이 ‘로파힌’은 한국 캐릭터 ‘황두식’으로 재해석돼 배우 박해수가 맡았다. 박해수는 “극의 마지막에 로파힌이 경매에 넘어간 귀부인 류바의 아름다운 벚꽃동산을 ‘내가 샀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를 정말 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스톤 연출은 “박해수는 연약함과 강함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 능력이 대단한, 가장 좋아하는 배우”라며 “로파힌의 극중 변화를 누구보다 잘 표현할 것”이라고 했다.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등 매체와 무대에서 두루 각광받는 젊은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 공연은 6월 4일~7월 7일, 4만~1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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