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수정]대전 성심당이 보여준 지역 경쟁력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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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전, 대전으로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대전역에 있는 빵집 '성심당'을 들른 적이 있다.
1956년 대전역 앞 노점 찐빵집으로 시작해 직원 800여 명이 일하는 지역의 대표 향토 기업으로 성장한 성심당에 대한 대전 시민들의 자부심과 애정은 크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이라는 책에서 김미진 성심당 이사는 대전 이외의 지역에 분점을 내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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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토종 빵집 브랜드 성심당이 지난해 3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국구 프랜차이즈 기업 파리바게뜨(199억 원)와 뚜레쥬르(214억 원)를 넘어섰다. 매출액은 1243억 원으로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단일 빵집 브랜드로는 처음 1000억 원을 넘겼다.
‘대전=성심당’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성심당은 ‘대전 프리미엄’을 철저히 지켜 왔다. 서울의 백화점부터 전국 곳곳의 유통업체에서 분점 요청이 많았지만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영업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성심당 빵을 사려면 대전으로 올 수밖에 없어 대전 중구에 있는 본점과 대전역 매장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손님들로 항상 북적인다.
1956년 대전역 앞 노점 찐빵집으로 시작해 직원 800여 명이 일하는 지역의 대표 향토 기업으로 성장한 성심당에 대한 대전 시민들의 자부심과 애정은 크다. 한 설문조사에서 성심당은 ‘대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역 소멸과 불균형 발전을 우려하는 시대에 성심당은 로컬(지역)이 가진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전미영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은 “인구가 증가하는 시기에는 한 지역에 머무르는 정주 인구가 중요하지만 인구 감소 시기에는 지방의 경쟁력을 정주 인구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지역만의 대표 가게가 필요하고, 대표 사례가 성심당”이라고 했다.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이라는 책에서 김미진 성심당 이사는 대전 이외의 지역에 분점을 내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대전을 벗어나 서울에 자리 잡은 성심당을 과연 성심당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물론 돈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벌겠지만 돈을 많이 버는 대신 우리 본질을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어요. 대전 사람들이 외지에서 온 손님들에게 성심당을 소개하고, 빵을 선물하며 대전에 성심당이라는 역사를 지닌 로컬 기업이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대전에 와야만 만날 수 있는 빵집으로 그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로컬 기업으로 성심당의 존재감을 중시하는 철학을 잘 느낄 수 있는 답변이다.
성심당은 좋은 기업 하나가 어떻게 지역에 기여하고 함께 성장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성심당처럼 로컬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지역의 대표 가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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