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줄테니 제발 남아줘”...‘슈퍼을’ 해외진출 결국 없던일로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4. 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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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기술 기업이자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ASML이 해외로 나가는 대신 네덜란드 자국 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긴급 지원책을 내놓자, 투자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ASML이 해외에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네덜란드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조성하고 ASML을 국내에 붙잡아두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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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인프라 및 교육 지원책에
“국내 투자 확대하겠다” 의향서 서명
ASML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최대 기술 기업이자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ASML이 해외로 나가는 대신 네덜란드 자국 내에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긴급 지원책을 내놓자, 투자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SML은 이날 네덜란드 남부 에인트호번 시 당국과 사업 확장과 관련한 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의향서에는 에인트호번 북쪽 공항 인근의 저개발 지역에 ASML이 2만명의 신규 직원을 수용할 만한 투자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에인트호번 지역의 인프라와 교육에 25억 유로(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유인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달 ASML이 해외에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네덜란드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조성하고 ASML을 국내에 붙잡아두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거 글로벌 소비재기업 유니레버, 석유회사 쉘 등이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본부를 옮기면서 낭패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크 루트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달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정부에 대한 요청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당시 베닝크 CEO는 프랑스 등에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의 지원책 발표에 국내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ASML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비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모니크 몰 ASML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존 벨트호벤 부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핵심적인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을 선호한다”며 “정부의 최근 투자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몰 대변인은 이어 “전력 및 도로 접근성, 주거 편의 등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한 후 (국내 투자 확대에 대한)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SML은 최근 네덜란드의 반이민 정책의 여파로 고급 인력 확보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왔다. 네덜란드 내 ASML 직원 약 2만3000명 중 40%는 외국인이다.

특히 작년 11월 총선에서 이민 제한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이 승리하면서, 최근 네덜란드 의회에서는 고숙련 이주노동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고 유학생 수를 제한하는 안이 가결되는 등 반이민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베닝크 CEO는 지난 1월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숙련된 인력이 충분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며 “여기서 그러한 인력을 얻을 수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다른 곳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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