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이정후가 ‘이치로 닮았다’ 소리 듣지… 최희섭과 나란히, 또 강정호 기록 깨러 간다

김태우 기자 2024. 4. 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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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는 23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경기에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해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고르며 좋은 활약을 했다.
▲ 3회 안타는 낮게 떨어지는 공인데 이정후는 허리를 뒤로 빼고, 순간적으로 한 손을 놓으면서 배트를 휘둘러 공을 맞혔다. 그리고 이 공이 안타로 연결됐다. 투수나 포수로서는 굉장히 허탈할 수밖에 없는 안타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의 등번호는 51번이다. 야구 역사상 등번호 51번을 달고 가장 거대한 성과를 남긴 스즈키 이치로의 향기다. 이정후도 이치로가 동경의 대상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인 플레이스타일도 이치로를 닮았고, 또 그것을 지향했다.

이정후는 스프링트레이닝 당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주선으로 이치로를 만나 감격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멜빈 감독은 시애틀 감독 시절 이치로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꼭 이것 때문은 아니지만, 현지 언론들은 물론 일본 언론들도 이정후를 이치로와 많이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국적은 다르고 지금껏 쌓아온 경력은 더 큰 차이가 나지만 콘택트가 뛰어난 좌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흡사한 구석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000안타를 친 이치로의 이름이 앞에 붙는다는 것은 그만큼 이정후에게 걸리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이정후의 타격 기술을 볼 수 있는 장면이 23일(한국시간)에도 나왔다. 이정후는 23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경기에 선발 3번 중견수로 출전해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고르며 좋은 활약을 했다. 근래 들어 상대 선발이 우완일 때는 1번, 좌완일 때는 3번으로 주로 배치되고 있는 이정후는 이날 상대 좌완인 호세 퀸타나를 상대로 기술적인 타격을 하며 현지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았다.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으나 팀이 2-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렸다. 전날(22일)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끊겼던 이정후는 이날 3회 퀸타나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다시 안타 행진을 개시했다. 이정후의 장점 두 가지가 나왔다. 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삼진을 당하지 않고 콘택트를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기술적이면서도 감각적인 타격이다.

이정후는 5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러브를 걷어올려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강한 타구는 아니었지만 이정후의 기술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이라 좌타자로서는 콘택트하기가 굉장히 멀 수밖에 없었다. 낮게 떨어지는 공인데 이정후는 허리를 뒤로 빼고, 순간적으로 한 손을 놓으면서 배트를 휘둘러 공을 맞혔다. 그리고 이 공이 안타로 연결됐다. 투수나 포수로서는 굉장히 허탈할 수밖에 없는 안타였다.

현지 해설진은 “이것이 바로 이정후의 타격”이라면서 이 타격의 기술적 난이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설명할 정도였다. 경기 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또한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가서 스윙을 할 때면 안타를 칠 것이라고 생각하며 치는 것 같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이정후는 경기마다, 시리즈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상대 투수와 마주하는데 전에 한번도 본 적 없는 투수의 공을 그렇게 꾸준히 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뛰어난 기술은 물론 적응력도 칭찬했다.

▲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올 때부터 잘할 줄은 알았지만, 빅리그는 이정후가 뛰던 KBO보다 수준이 높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거둔 수치니 정말 인상적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봤다면 잘 알겠지만, 이정후의 공을 맞히는 기술은 최고 수준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데뷔 시즌 최장 기간 연속 출루 기록은 2015년 피츠버그 강정호가 가지고 있다.  최희섭은 9월 21일부터 이듬해 4월 9일까지 13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최희섭의 기록까지 오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이어 멜빈 감독은 “그런 강점은 이정후의 일부일 뿐이다. 이정후가 올 때부터 잘할 줄은 알았지만, 빅리그는 이정후가 뛰던 KBO보다 수준이 높다. 게다가 전혀 모르는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거둔 수치니 정말 인상적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봤다면 잘 알겠지만, 이정후의 공을 맞히는 기술은 최고 수준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술적인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며 남은 타석에 대한 부담을 던 이정후는 7회 1사 후 맞이한 자신의 네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를 십분 활용해 볼넷을 골라냈다. 상대 투수인 우완 션 리드-폴리는 이상하게 이날따라 제구가 흔들렸고, 이정후는 덤비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며 결국 볼넷을 얻어 이날 두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도 최근 기세가 좋았던 뉴욕 메츠를 5-2로 꺾어 이정후로서는 기쁨이 두 배였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1안타 1볼넷으로 13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 갔다. 전날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4사구를 골라 출루 자체는 한 이정후였다. 13경기 연속 출루로 이제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출루 기록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이미 데뷔 시즌 최장 연속 안타 기록은 세웠다. 11경기로 종전 10경기(2015년 강정호·2016년 김현수)를 깼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최장 기간 연속 출루는 추신수가 가지고 있는 52경기다. 추신수는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8년 5월 14일부터 2018년 7월 21일까지 이 기간 출루율 0.468을 기록하는 미친 활약으로 52경기 연속 출루로 현지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추신수는 20경기 이상 연속 출루만 7차례 기록하는 등 최정상급 출루 머신으로 활약했다. 다만 이 기록 모두 데뷔 시즌은 아니었다. 오히려 7차례 모두 추신수의 전성기가 시작된 2010년 이후에 몰려있다.

데뷔 시즌 최장 기간 연속 출루 기록은 2015년 피츠버그 강정호가 가지고 있다. 강정호는 2015년 7월 6일부터 26일까지 17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타율 0.387(62타수 24안타), 출루율 0.465, 장타율 0.581을 기록했다. 17경기 동안 볼넷은 4개로 많지 않았지만 24개의 안타가 꾸준하게 나오며 17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 갈 수 있었다.

이 부문 역대 2위는 최희섭이었다. 최희섭은 두 시즌에 걸쳐 있다. 200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최희섭은 9월 21일부터 이듬해 4월 9일까지 13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최희섭의 기록까지 오는 데는 성공한 것이다. 이정후의 성적은 아직 적응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4월에 달성한 것으로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연속 경기 출루는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4사구로도 요건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출루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타로 나서는 것이 아닌, 선발로 나갈 때는 풀로 뛰고 쉴 때는 확실하게 쉬는 패턴이라 ‘1타수 무안타’ 위험도 적다.

▲ 이정후의 성적은 아직 적응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4월에 달성한 것으로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연속 경기 출루는 꼭 안타가 아니더라도 4사구로도 요건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출루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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