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군대? 식물군대! 30년 복지에 올인한 유럽의 후회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4. 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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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싱크탱크인 대외관계위원회 크리스타인 묄링 부회장은 유럽 국방 상황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구 소련 붕괴이후 30여 년의 평화 속에 유럽은 국방비 삭감분을 사회복지 예산 증액에 써왔다.

IFO연구소는 유럽이 1991년 이후 국방비에 투자하지 않은 금액이 약 5500억 유로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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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은 이쁜 ‘분재’ 가꾸듯 명맥만 유지해
30년간 경제규모 증가에도 국방비는 그대로
복지비는 꾸준히 늘리면서 2배 이상 상승
‘복지비 VS 국방비’ 논쟁에 농민시위, 국민반발
나토 GDP2% 국방비 약속 재원한계 노출 우려
“유럽의 ‘분재(Bonsai) 군대’는 분재산업을 육성해왔을 뿐입니다”

독일 싱크탱크인 대외관계위원회 크리스타인 묄링 부회장은 유럽 국방 상황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수십 년간 이쁜 묘목을 가꾸듯 만든 나머지 ‘식물군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유럽은 국방비 증액을 위한 고통스러운 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 소련 붕괴이후 30여 년의 평화 속에 유럽은 국방비 삭감분을 사회복지 예산 증액에 써왔다.

최근 1~2년새 글로벌 안보 지형이 급변하면서 유럽 각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의 동유럽 진격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원 철회 움직임에 줄줄이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91년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는 60% 이상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실질가치 기준 국방비지출은 2015년 되레 25%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복지 비용은 120%가 늘었다.

IFO연구소는 유럽이 1991년 이후 국방비에 투자하지 않은 금액이 약 5500억 유로라고 추산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GDP 대비 2% 국방비 지출 약속을 지킨 유럽 나토 회원국은 25개국 중 10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경제규모가 큰 독일(1.6%), 프랑스(1.9%), 이탈리아(1.5%), 스페인(1.3%) 등에 그쳤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나토의 2%국방비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서는 복지를 줄이고 국방을 지출의 최우선 순위로 재조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유럽 유권자들은 탱크 구입을 위한 연금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탈리아에서는 여론조사결과 28%만이 국방비 증액에 동의했으며, 62%는 국방비 동결 또는 축소의사를 피력했다.

대안으로 정부가 차입을 확대한 예산안을 만들 수도 있지만, 코로나팬데믹 여파로 유럽에서는 이미 부채가 GDP의 100%를 돌파한 국가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FT에 따르면, EU의 평균 GDP대비 국가부채는 80%가 넘었으며,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100%가 넘어 차입여력이 부족하다.

지난 3월 취임한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은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지도자들이 말만하지 말고 군사력 강화 실행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스텁 대통령은 “유럽은 전쟁가능성이 낮던 탈냉전시대의 ‘라라랜드’에서 생각을 바꿀 기회가 있었다”며 “동맹과 유럽연합의 최전방 국가만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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