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7000여 명 동시 투약 가능한 필로폰 국내 유통 마약상, 필리핀서 붙잡혀

여성 위생용품에 숨겨 ‘던지기’ 수법으로 국내 유통
수사기관 추적 피하려 가상화페로 판매 대금 받기도

경찰 로고.연합뉴스

부산=이승륜 기자

5만7000여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여성용품에 숨겨 필리핀에서 국내에 몰래 들여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필리핀 현지 마약 조직의 총책인 A(40대) 씨를 붙잡아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조직 내 마약 밀반입, 판매 등을 맡은 조직원 17명을 구속하고 공범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일당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필리핀에서 시가 12억 원가량의 필로폰 1.7Kg을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밀반입책들은 비닐로 싼 필로폰을 여성 위생용품에 숨겨 속옷 안에 붙이는 수법으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판매책들은 전기 단자함, 소화전 등에 필로폰을 숨긴 뒤 텔레그램으로 구매자에게 숨긴 위치를 알려주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팔았다. 이들은 또 필로폰 판매대금을 가상화폐로 받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 일당의 근거지에서 시가 20억 원 상당의 필로폰 1.2Kg, 합성 대마 2.3Kg과 현금, 수입차 등 5580여만 원 상당의 재산을 발견해 압류했다. 경찰은 또 국정원 외교부 인터폴과 협력해 필리핀 현지에 있는 총책 A 씨를 검거했다. 마약수사대 관계자는 "필리핀 수용소에 있는 A 씨의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