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울산대 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
전국 의대 교수들 “내주 하루 휴진”
예정대로 내일부터 ‘사직’ 재확인
정부, 의료개혁 강조하며 “대화”
의과대학 교수들이 일주일에 한 번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주 1회 셧다운’ 방안을 논의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의 빈자리를 교수들이 두 달 이상 지켜온 데 따른 한계 상황,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정을 앞두고 정부에 대한 압박을 높일 필요성 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23일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을 시작으로 주 1회 ‘진료 셧다운’(휴진)을 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 같은 총회 결과를 24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다음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울산대 측은 “장기간 비상 의료 상황에서 교수들은 정신적, 신체적인 한계로 인해 진료·수술에 있어 재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온라인 총회를 열고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의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 결정한다. 전의비는 또 “예정대로 4월25일부터 사직은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전의비에는 서울대·연세대·울산대 등 전국 20여개 주요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전의비에 참여해왔던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이미 이번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전의비가 ‘휴진’을 결정한 만큼 전국 주요 병원으로 진료 단축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의대 교수들은 25일이 되면 한 달 전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의 무더기 사직과 휴진 언급은 정부에 대한 압박인 동시에 두 달간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며 “더는 못 버티겠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번아웃’이 온 교수들이 25일 이후 실제로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톨릭대 의대 부속 8개 병원 교수 수백명은 오는 26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성모·여의도성모·의정부성모·부천성모·은평성모·인천성모·성빈센트·대전성모 병원이다. 가톨릭대 의대 비대위는 3월28일과 4월3일 두 차례에 걸쳐 교수들에게 사직서를 받아 보관해왔는데, 이를 오는 26일 학장에게 직접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의료개혁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의료계에서 정부와 일대일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는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다”며 “하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환자의 애타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의대 증원 백지화, 원점 재검토’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의사단체는 이제라도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주시고 대화에 응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의협은 여전히 태도 변화가 없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전날 정부의 자율 증원안에 대해 “전공의, 교수들, 의협은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정부안은) 일종의 조삼모사”라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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