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흉기로 찌른 아버지, 경찰 테이저건 맞은 뒤 숨져

“흉기 버리라” 지시 거부하자 경찰이 등에 테이저건 쏴

아들을 흉기로 찌른 50대 남성이 체포 과정에서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1시간 20여분 뒤 숨졌다.

2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쯤 광주 북구 양산동에서 50대 남성 A씨가 30대 아들 B씨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어깨·가슴·옆구리 등을 찔려 크게 다친 B씨는 중상을 입고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주변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흉기를 손에 든 채 아들 B씨 몸 위에 올라타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흉기를 버리라고 지시했지만 A씨가 따르지 않고 반항하자 엉덩이와 등 부위에 테이저건을 발사해 검거했다.

경찰서로 이송된 A씨는 조사받던 중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7시 31분쯤 숨졌다.

경찰은 숨진 A씨의 사망 원인 규명에 나섰다. A씨가 생전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지병이 있었다는 진술에 따라 병원 진료 기록부터 살펴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의뢰해 체포·압송 과정과 A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지도 집중 조사한다.

또 A씨가 가정불화를 겪고 있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유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아들 B씨는 중태로 현재 응급 수술을 받고 있으며, 생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