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맞아야 하는 항암제, ‘주1회 휴진’ 탓에 3주마다 맞아”

청주=장기우 기자 2024. 4. 23. 19: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모 씨(80)는 지난달 부정맥과 폐에 물이 차는 증상 때문에 충북대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이후 심장내과와 호흡기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는데 병원 측에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가 중단되니 일정을 변경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대학병원 의대 교수들이 '피로도 누적'을 이유로 주 1회 외래진료 및 수술 중단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의과대학 교수들이 집단 사직에 돌입하는 등 의정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26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3.26.뉴시스

오모 씨(80)는 지난달 부정맥과 폐에 물이 차는 증상 때문에 충북대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이후 심장내과와 호흡기내과에서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는데 병원 측에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가 중단되니 일정을 변경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 씨는 “치료를 멈출 순 없어 급하게 진료일을 다시 잡았다”며 “다른 환자와 보호자도 변경된 진료일에 맞춰 직장에 휴가를 내느라 불편함을 토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 의대 교수들이 ‘피로도 누적’을 이유로 주 1회 외래진료 및 수술 중단을 예고하면서 환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금도 의사를 만나기 어려운데 진료를 더 축소할 경우 적시에 병을 치료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변인영 췌장암환우회 대표는 “환우들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맞아야 하는 항암제를 3, 4주에 한 번씩 맞는 상황”이라며 “암이 커지는 걸 알면서도 방치하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변 대표는 또 “대학병원 교수 중 일부는 다른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오면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도 어렵다”고 했다.

환자들은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점차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정승표 식도암환우회 대표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여는 등 환자의 목소리를 전달했지만 바뀌는 게 없고 상황이 악화되기만 한다”며 “이젠 의사들한테 치료해 달라 빌기도 지친다”고 했다.

환자들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대놓고 비판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병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환자들은 그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