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총선 패배는 영남 탓? 국민의힘 내홍 심화

이하늬 2024. 4. 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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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한 주간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 순서입니다.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패인 분석과 대책 모색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겹쳐서 나오기 때문인데요,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커지는 '영남 책임론'이 지역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입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 윤 의원은, 수도권 낙선자들과 함께한 이 자리에서, "영남당으로 고착화된 당의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는 더 힘들어진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수도권 당선자 초청 세미나에서, 영남 중심당의 한계 때문에 대통령한테 싫은 소리를 전달 못 한다고 직격한 지 나흘 만이었습니다.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국회의원/지난 22일 : "영남을 우리들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보수의 심장. 그럼 수도권은 뭡니까? 보수의 팔다립니다. 근데 심장이 싸웁니까? 진짜 전투는 팔다리가 하는 겁니다. 우리는 팔다리 싸움에서 진 겁니다."]

'영남 책임론'은 당선자와 낙선자를 가리지 않고 불거지고 있는데요,

공통점은 지역이 모두 수도권이라는 겁니다.

122석 가운데 겨우 사수한 19석, 어느덧 국민의힘의 험지가 돼 버린 수도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더 높을 수밖에 없고, 비판의 초점이 어느샌가 핵심 지지기반인 영남으로 모이는 모양새입니다.

[오신환/서울 광진을 낙선자/지난 19일 : "지도부들이 어쨌든 수도권 민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전략을 짜고 비전을 제시하고 그 방향으로 당이 가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질 거라고요. 그러면 뭐 소위 영남 자민련으로 계속 남아서..."]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자/지난 18일 : "영남의 정서를 기준으로 해서 수도권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운 것 같거든요. 그러나 지금 당의 구성 자체가 영남 편중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부인하기 어렵고 그런 의미에서라도 저는 지도부, 가장 큰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지도부만큼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홍석준 대구 달서구갑 의원은 SNS에서, 패인은 "수도권 선거 준비의 문제이지 영남의 문제는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공천과 선거 지휘를 했던 한동훈 전 위원장과 장동혁 전 사무총장이 영남 출신도 아니지 않은가 하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권영진 달서병 당선인이자 전 대구시장도 SNS에서 "선거 때만 표 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문제가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고 영남 책임론에 반발했습니다.

"지역구 90석 중 59석을 영남에서 건져서 그나마 개헌 저지선이라도 지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잘 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며 영남 탓도 그런 것이 아닌지 돌아보자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

앞으로 3년,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도권과 영남권이 다시 세 대결로 갈릴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은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이강윤/정치평론가 : "(국힘 총선 패배는) 그만큼 정권 심판해야겠다는 게 강했던 겁니다. 중앙당에서 영남 사람들을 싹 몰아냈다고 수도권 유권자들이 감동을 할까요. 희생자를 영남에서 찾거나 하는 건 아니다. 왼쪽 다리가 아픈데 오른쪽 다리를 치료하려고 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이 영남 정당으로 축소된 건 선거 패배로 귀결된 현상이지, 패배의 원인이 아니라는 얘긴데요,

수직적 당정관계나 수도권 전략 부재, 민생 아닌 야당 심판 등 국민의힘 총선 패인은 다층적입니다.

다각적이고 정밀한 분석 대신 패인 분석에서조차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병폐를 되풀이하는 건 아닌지, 유권자들은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박미선

이하늬 기자 (hanu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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