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매서운데 ‘이것’까지 온다…미국서 돌풍, 한국상륙 임박
초저가로 빠르게 시장 장악
美서 돌풍 틱톡샵도 상륙 준비
연내 쿠팡 이용자 제칠 수도
23일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부터 올해 3월말까지 알리와 테무 등 양대 중국 직구 쇼핑몰은 한국에서 2조9234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소비자 결제내역에 표시된 내용만 기준으로 한다. 법인카드, 기업 간 거래, 간편결제로 결제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마동석 배우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후 결제액이 빠르게 늘었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있었던 지난해 11월에는 월 결제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8196억원이 결제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급증했다.
알리에 이어 지난해 8월 한국에 상륙한 테무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진출했을 당시 월간 10억원이던 결제액이 연말엔 2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달엔 전월 대비 2배가량 신장한 463억원의 결제액을 찍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의 한국법인 틱톡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틱톡샵 상표를 국내 출원했다. 틱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 전략을 담당할 세일즈·비즈니스 개발, 광고, 이커머스 파트너십 등 40여명을 채용하는 공고를 내 국내 채용을 시작했다. 미국·영국·동남아시아 6개국에 이어 9번째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틱톡샵은 영상과 쇼핑을 결합한 오픈마켓 라이브 커머스다. 출시한 지 얼마 안됐지만 SNS 영상으로 제품을 보고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장점에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틱톡샵의 총 매출 거래액(GMV)은 불과 3개월 만에 15조원(110억달러)을 돌파했다. 미국 비즈니스분석업체 ‘핏스몰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내 틱톡 사용자의 37.5%인 5550만여명이 틱톡샵 구매 경험이 있다.
유통업계에선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에서 쌓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4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알·테·쉬·톡(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틱톡샵)’이 수년 안에 한국 유통시장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지난 3월 기준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887만명이고, 테무의 이용자 수는 829만명이다. 패션 전문 쇼핑앱 쉬인 이용자 68만명까지 합치면 1784만명이다. 국내 1위 쇼핑앱 쿠팡(3087만명)의 60%에 육박한다. 여기에 틱톡샵까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가세하면 C커머스 국내 이용자 수는 이르면 연내 쿠팡 사용자 수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 기준 틱톡의 월간 사용자 수는 672만명이다. 틱톡샵이 미국에서 출시 3개월 만에 틱톡 이용자의 30% 이상을 끌어들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틱톡샵 이용자는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차이나 커머스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면서 “알테쉬톡 사용자가 연내 3000만명을 넘어 400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려되는 대목은 ‘알테쉬톡’ 연합이 아직 국내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이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사용자와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미 토종 이커머스 11번가, G마켓 등을 넘어선 중국 업체들은 쿠팡과 비교해도 자금력과 매출 등 모든 면에서 압선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40% 늘어난 1200억달러(166조원), 순이익은 400억달러(55조원)에 달한다.
실제 C커머스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유통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2010년 중후반부터 유럽과 남미에 본격 진출한 알리는 현재 러시아와 브라질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이 각각 20%에 육박한다. 알리는 최근 향후 3년간 한국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알리가 국내 유통업계 최대 매물인 대형마트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는 중국에서 오프라인 슈퍼마켓 사업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알리가 만약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까지 한국 시장을 완전히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무는 지난해 2조2698억원(17억달러)에 이르는 광고비를 뿌리면서 미국 진출 1년 반 만에 최근 월간 사용자 수 5000만명을 넘었다. 미국 이커머스 1위 아마존(6700만명)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전세계에서 지난해 테무(3억3772만건) 다음으로 다운로드 수가 많은 쉬인(2억6194만건)은 아직 국내 시장 존재감이 적다. 하지만 800~900억달러(106조~120조원) 가치 평가를 목표로 올해 런던 증시 상장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자금을 국내 쏟아부을 수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플랫폼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유통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는 국내 기업 역차별 해소, 국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을 최우선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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