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기후위기대응, RE100·CF100 모두 필요
요즘 기후위기 대응이 화두처럼 떠오르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전력 100%) 도입 주장과 CF100(무탄소에너지 100%) 도입 주장이 있다. 양쪽 주장을 아우르고 현실적 방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RE100은 2년전 대선 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시작한 관계로 많이 진척되고 있으며, 제도도 완비돼 있다. 현재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그를 소요로 하는 산업체 간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거래하게 돼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해 그 전력량을 인증받고, 그를 필요로 하는 제품생산 산업체는 REC를 구매해 재생에너지를 제품 생산에 사용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제도다.
CF100은 개발 중인 제도로서 2021년에 시작돼 지난해부터 우리 정부도 추진하는 정책이다. 아직 이의 인증서인 EAC(에너지인증서) 거래제도는 준비가 안 돼있는 실정이다. CF100은 무탄소 전력을 거래하게 하는 제도다. RE100에 해당하는 재생에너지에 추가하여 원자력과 풍력 및 수소 에너지 등을 포함한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알기 쉬우니 최근의 논란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3월 삼성전자가 ASML에서 장비를 도입하는데 필요하니, RE100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많이 부족하다고 국내 신문들이 크게 보도한 적이 있다. 요지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크게 확대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RE100에 따른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만으로는 수출입에 필요한 대기업에나 간신히 공급해 줄 정도라고 한다. 당연히 REC 공급량이 모자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에 지난 4월 2일 (사)한국원자력학회에서 "원자력과 같이 효과적인 탄소배출 억제 수단이 있다면, 굳이 재생에너지를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혀 주었다. ASML은 사실은 'CF100(무탄소 전력100%)을 요구하였다'라는 것이다. 근래에 유럽도 원자력으로 유턴하였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서 언급하는 '탄소중립' 아닌가?
법에서는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에 배출·방출 또는 누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에서 온실가스 흡수의 양을 상쇄한 순배출량이 영(零)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반도체장비 회사인 ASML은 유럽 업체이니 당연히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인텔사에 장비를 신속히 공급하여 도와주고 싶을 거라 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SMR(소형모듈원전) 건설을 올해 착공하여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려 한다. 따라서 미국은 원자력 전력을 포함하여 무탄소 전력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맞추어 ASM의 요구사항이 RE100에 원자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넓혀졌다고 본다.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산업체 입장에서는, 외국기업이 RE100에 따라 REC를 요구하면 이를 구매할 수 있으면 되고, CF100을 요구하면 EAC(에너지인증서)를 구매할 수 있게 되면 된다고 본다.
재생에너지건 원자력에너지 및 수소에너지건 가릴 것이 없이 인증을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산업체의 대외 경쟁력을 높여 주는 길이라 본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량이 총발전량의 약 30%라고 볼 때, 사용할 수 있는 인증서의 양이 현재의 몇 배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CF100에 따른 에너지인증서인 EAC 공급을 위한 위원회도 거래소도 없다. REC 정도의 간략한 제도로 EAC 증명서가 발급되게 되면, REC에 비해 그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량이 풍부해질 것이다. 따라서 산업체의 대외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한 중소기업체까지도 인증서를 구하여 외국기업과의 거래가 원활해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체의 40% 정도가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라는데, 전기는 저렴하게 제공할수록 좋은 것이라 본다. 어느 한 제도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구현보다는 새롭게 등장한 '무탄소' 무역장벽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산업체가 잘 되도록 하는 길이고 국부가 증가하는 길 아니겠는가.
원자력에너지는 가격이 저렴하기에 대량의 전기를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개화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공급의 대안으로 급부상중이다. 기후변화 위기에 기존의 석탄 및 오일 발전소를 대체해 나갈 전력공급원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은 국토 면적이 작아서 그 양에 제한이 있어 공급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 생산 요금도 비싸서 산업체의 제품 생산원가를 올리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유럽과 미국의 원자력 활용으로의 전환을 주목해 볼 때가 되었다. 지난 3월 말 유럽에서 열린 에너지정상회의에선 '원전으로 에너지난과 기후위기 극복을' 이라는 주제로 정상급이 모여 원전의 개발과 활용을 논의했다. 유럽은 RE100의 추진을 통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동시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선도해 나가려고 했겠지만 RE100 전력량이 많아짐에 따라 이의 단점인 고비용성과 생산 전력의 간헐성으로 인한 전력망 운용의 어려움 등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하여 RE100의 100% 추진에서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개화 중인 SMR 기술과 사업에서 뒤질 수 없다 인식하고 추진하려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것들이 각 나라의 개화하는 기술산업에 대한 국부의 형성과 관계가 있다. 이를 보면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하는 CF100 에너지의 확대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환 추세는 명확하다. 전기요금 비용은 산업체 경쟁력과 국민 부담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작성된 연구용역보고서를 보면, CF100의 추진은 '2025년에 시범시행 후 2026년에 전국에 시행하는' 일정으로 제안되어 있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체를 포함한 전자산업은 제품 개발에 3개월을 다투는 매우 경쟁적인 산업이라는 특성을 갖갖고 있다. 승자냐 패자냐가 순식간에 결판 나는 특성이다. 이는 여타 수출입 산업체에도 곳곳에 해당이 될 것이다.
전자산업 및 국내산업의 발전과 경쟁력을,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산업의 제도가 못따라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시점이 되었다. CF100의 정착과 EAC가 발급되어 제공될 수 있는 거래소 제도를 적기에 갖추고 수출입 산업체 지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산업, 원자력에너지 산업, 더 나아가 수소에너지 산업도 꽃피우길 바란다. 또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 및 다른 산업체들도 무리없이 성장하여 국가의 부를 증대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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