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을 순간, 시간이 '느리게' 느껴진다

이병구 기자 2024. 4. 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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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흥미로워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보면 뇌에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연구팀은 시간 인식과 이미지에 대한 기억력이 서로 영향을 주는지도 추가로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볼 때 시간 팽창을 경험했다.

연구팀은 "시각 시스템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이미지가 더 기억에 남는 것"이라며 "오래 봤다고 생각한 이미지는 기억할 가능성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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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을 보면 뇌에서 시간이 실제보다 '느리게' 흘러간다고 느낀다. 게티이미지뱅크

새롭고 흥미로워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보면 뇌에서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봤다고 생각한 이미지를 더 오래 기억할 가능성이 높았고 반대도 성립했다.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이 영향받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마틴 위너 미국 조지메이슨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시간에 대한 인식이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에 따라 영향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2일(현지시간) '네이처 인간 행동'에 게재했다.

선행 연구에서 색상 대비와 같은 이미지의 특징이 이미지를 보는 사람의 시간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사람의 시간 인식이 시각적 감각과 연결됐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먼저 어떤 장면의 크기와 혼잡도에 따라 사람의 시간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252개의 다양한 이미지를 장면의 크기와 혼잡도에 따라 각각 6단계 수준으로 나눴다. 예를 들어 물건이 가득한 찬장 이미지는 텅 빈 비행기 격납고 이미지보다 '작지만 더 혼잡하다'고 정의됐다. 52명의 참가자는 각 이미지를 0.3~0.9초 동안 보고 이미지가 보인 시간에 대해 '길다' 또는 '짧다'로만 응답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큰 장면이나 혼잡하지 않은 장면을 볼 때 실제 흐른 시간보다 더 오래 사진을 봤다고 인식하는 '시간 팽창'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작고 혼잡한 이미지를 볼 때는 상대적으로 '시간 수축'을 경험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시간 인식과 이미지에 대한 기억력이 서로 영향을 주는지도 추가로 조사했다. 48명의 참가자는 196개의 이미지 세트를 보며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볼 때 시간 팽창을 경험했다. 다음 날에도 해당 이미지를 기억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미지 세트는 인간 시각 시스템을 모방한 신경망 모델에 적용됐다. 모델은 기억에 남기 쉬운 이미지를 기억하기 어려운 이미지보다 더 빠르게 처리했다. 연구팀은 "시각 시스템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되는 이미지가 더 기억에 남는 것"이라며 "오래 봤다고 생각한 이미지는 기억할 가능성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비너 교수는 "더 중요하거나 더 기억에 남는 사물을 볼 때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시간 감각을 팽창한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이 팽창되려면 더 기억에 남는 것,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휴가가 일상보다 훨씬 길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결과를 검증하고 시각 시스템 모델을 개선할 것"이라며 "거꾸로 뇌를 자극해 시간과 기억을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실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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