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할머니 화가의 동심, 사랑, 추억

이재진 2024. 4.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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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때 우연히 달력 뒷장에 사과를 그린 이후 삶이 달라진 할머니 화가.

아들과 이웃 칭찬에 신이 나 15년이 넘도록 매일 농사짓듯 그림을 그려 온 김두엽.

앞으로 김두엽 작가 역시 모지스 화가의 그림 인생이 그러했듯 건강하고 즐겁게 그림 농사짓고, 좀더 많은 사람의 삶에 희망과 행복의 씨앗을 싹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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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단정 특별기획전 ‘엄마의 봄날’, 5월 1일부터 26일까지
바닷가 데이트 46×38.3cm, Acrylic on paper, 2021

83세 때 우연히 달력 뒷장에 사과를 그린 이후 삶이 달라진 할머니 화가. 아들과 이웃 칭찬에 신이 나 15년이 넘도록 매일 농사짓듯 그림을 그려 온 김두엽. 붓을 잡으면 지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15세 수줍은 소녀가 되는 96세 할머니 화가의 작품이 서울 북촌 골목길을 찾아온다.

서울 북촌에 위치한 갤러리 단정은 새봄을 맞아 전시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엄마의 봄날'이라는 공통 주제로 4월에는 김판삼(51) 작가가 아들의 시선으로 조각한 '못난이' 엄마 작품 전시에 이어지는 초대전에는 2019년 KBS TV 다큐 미니시리즈에 출연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할머니, 김두엽 작가의 2024년 신작 포함 45점이 소개된다.

1928년 오사카에서 태어난 김두엽 화백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남도의 궁벽한 촌에서 한국의 격동과 파란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18세 광복과 함께 한국에 돌아와 한국전쟁,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가난과 무학無學이란 가혹한 멍에를 안고 평생을 보냈다.

80여 년간 바느질과 밭농사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김두엽 작가를 고된 노동에서 해방시켜준 건 그림이었다. 달력 뒷장에 무심코 그린 사과를 본 아들은 엄마의 남다른 관찰력을 발견한다. 이를 계기로 김두엽 작가는 83세에 처음으로 호미와 바늘 대신 붓을 쥐게 된다. 처음 몽당연필로 시작한 그림은 색연필, 수채화 물감, 그리고 아크릴 물감으로 차츰 발전하며 다양한 일상을 행복하게 담아내기 시작했다. 작은 스케치북에는 논밭 주변 들꽃과 마을 풍경 그리고 가슴속에 간직해 둔 소녀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 소박하게 그려졌다.

김두엽 작가는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Anna Mary Robertson Moses(1860-1961)와 함께 회자되며 '한국의 모지스 할머니'라 불리기도 한다. 모지스는 76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그랜마 모지스'라 불리며 101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전원 풍경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미국 할머니 화가다. 앞으로 김두엽 작가 역시 모지스 화가의 그림 인생이 그러했듯 건강하고 즐겁게 그림 농사짓고, 좀더 많은 사람의 삶에 희망과 행복의 씨앗을 싹틔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의 갤러리 단정 010-7602-2115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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