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54)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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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경북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이라는 뜻으로 영겁의 시간이 깎고 다듬은 흰바위다.
개울 바닥의 회백색 바위들은 단순히 매끄러운 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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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경북 청송군 안덕면 고와리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이라는 뜻으로 영겁의 시간이 깎고 다듬은 흰바위다. 개울 바닥의 회백색 바위들은 단순히 매끄러운 돌이 아니다.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을 거치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면서 만들어진 장관이다.
앞만 보고 질주하는 물은 바위에 수많은 구멍을 만들어 그 자체로 하나의 경이를 만들고 있다. 포트홀이라고 불리는 이 구멍들은 물에 의해 파이고 또 파여서 만들어진 타임캡슐이다.
물이 낸 상처의 오목한 틈으로 들어간 모래와 자갈들이 급유를 타고 춤추듯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면서 이런 생김새가 됐다.
고통도 추억이 된다는 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인고의 세월을 견디는 동안 이 포트홀은 명경지수를 담는 그릇이 됐다. 거울에 비할 정도로 맑은 물에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그 투명함을 담는 보석함이 됐다.
작은 일에 지치고, 하루하루 일상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세찬 물에 자신을 다 내주고도 아무렇지 않게 제자리에서 맑은 물 한 그릇 담아낼 수 있는 포트홀이 될 수 있을까.
청송 어느 계곡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4월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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