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도 한국의 저력 보여줄 때

2024. 4.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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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어떻게 정보기술(IT) 강국이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야 한다'는 목표 아래 법적 제도와 체계를 마련하고, IT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정부 주도의 노력이 있었다.

AI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수립하고 실행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AI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이 주요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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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어떻게 정보기술(IT) 강국이 되었을까. 그 배경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야 한다'는 목표 아래 법적 제도와 체계를 마련하고, IT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정부 주도의 노력이 있었다. '정보통신부'를 신설하고 '정보화촉진기본법'을 제정했으며 '전자정부법'을 제정하고 '전자정부특별위원회'라는 대통령 직속 조직을 구성하는 등의 노력으로 IT 발전을 이끌었다. 그 결과 3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이 되었다.

앞으로 세상을 뒤흔들 기술은 무엇일까. 필자는 단연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AI라고 본다. 이제는 AI 이전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 세계 기업들은 AI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는 국가 간의 패권 경쟁으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자국의 AI 산업 진흥을 위한 법규를 제정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AI 규범에 담긴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AI 규범의 본질은 같다.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AI 규범을 마련하고, AI 생태계를 발전시켜 글로벌 AI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AI에 달려 있다. AI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어떤 전략으로 법과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에도 '인공지능 산업 진흥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AI기본법)'이 계류 중이다. AI 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수립하고 실행 조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AI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이 주요 골자다. 법안에는 국무총리 소속 AI위원회를 둬 정부는 물론 기업과 대학, 시민사회가 함께 AI 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민관 협력 추진 체계를 마련하고, 고위험 AI를 정의해 해당 제품 및 서비스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이를 사전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동시에 시민사회가 안전과 인권 차원에서 우려했던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조항은 제외되었고, 각종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근거 조항이 추가되어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속도감 있는 법안 통과다. 제22대 총선이 마무리됐지만 21대 국회 회기는 5월 29일까지 유지된다. 해당 회기 내에 AI기본법이 통과돼도 시행까지 1년의 기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남은 21대 국회 회기 내에 AI기본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 폐기되고, 22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발의부터 제정, 시행까지 기약 없는 기다림의 과정이 될 것이다.

필자가 '빠른 입법'을 강조하는 건 법안의 체계적인 내용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부작용에 대응해 가며 생태계를 성숙하게 발전시키는 과정을 이미 여러 번 성공시켜 왔고 그 결과 자동차, 전자, 반도체, 바이오, 문화 산업 등에서 'K' 수식어를 만들며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저력을 입증해 왔다. 이제 AI 산업에서도 'K'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이미 대한민국은 행정,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AI기본법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기술 발전과 빠른 대응, 생태계 성숙의 과정을 거치고,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K-AI'를 드높이기를 기대해본다.

[배경훈 초거대AI추진협의회장·LG AI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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