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조 판 알리·테무…美서 돌풍 틱톡샵도 韓 상륙 임박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4. 2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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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 파상공세 上
알리·테무 사용자 1700만명
초저가로 빠르게 시장 장악
'알테쉬톡' 국내 사용인원
연내 4천만명, 쿠팡 추월
23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 승강장에 배우 탕웨이와 마동석을 모델로 세운 알리익스프레스 광고가 설치돼 있다. 이충우 기자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에서 지난 1년 동안 3조원 상당의 상품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 알리를 통한 직구(직접구매) 금액은 1년 전 대비 약 3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중국 직구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무관세에 인증 의무까지 벗어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23일 시장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알리, 테무 등 양대 중국 직구 쇼핑몰은 한국에서 2조9234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소비자 결제 내역에 표시된 내용만을 기준으로 한다. 법인카드, 기업 간 거래, 간편결제로 결제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는 지난해 3월 배우 마동석 씨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후 결제액이 빠르게 늘었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있었던 지난해 11월에는 월 결제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8196억원이 결제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급증했다.

알리에 이어 지난해 8월 한국에 상륙한 테무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진출했을 당시 월간 10억원이던 결제액이 연말엔 2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달엔 전월 대비 2배가량 신장한 463억원의 결제액을 찍었다.

알리와 테무 거래액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초저가 패션을 앞세운 또 다른 C커머스 쉬인과 '틱톡샵'도 한국에서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여서 주목된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C커머스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자 규제 무풍지대인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SNS 틱톡의 한국법인인 틱톡코리아는 지난해 12월 틱톡샵 상표를 국내에서 출원했다. 틱톡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 전략을 담당할 세일즈·비즈니스 개발, 광고, 이커머스 파트너십 등 부문에서 40여 명을 채용하는 공고를 내며 국내 채용을 시작했다. 미국·영국·동남아시아 6개국에 이어 9번째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틱톡샵은 영상과 쇼핑을 결합한 오픈마켓 라이브 커머스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SNS 영상으로 제품을 보고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틱톡샵의 총 매출 거래액(GMV)은 불과 3개월 만에 15조원(약 110억달러)을 돌파했다. 미국 비즈니스 분석 업체 '핏스몰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내 틱톡 사용자 중 37.5%인 5550만여 명이 틱톡샵에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유통 업계에선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에서 쌓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4대 온라인 쇼핑 업체인 '알테쉬톡(알리·테무·쉬인·틱톡샵)'이 수년 안에 한국 유통 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올해 3월 기준 국내 월간 사용자 수는 887만명이고, 테무의 이용자 수는 829만명이다. 패션 전문 쇼핑앱 쉬인 이용자 68만명까지 합치면 1784만명이다. 국내 1위 쇼핑앱 쿠팡(3086만명)의 60%에 육박한다. 여기에 틱톡샵까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가세하면 국내에서 C커머스 이용자 수는 이르면 연내 쿠팡 사용자 수를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월 기준 틱톡의 월간 사용자 수는 672만명이다. 틱톡샵이 미국에서 출시 3개월 만에 틱톡 이용자의 30% 이상을 끌어들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틱톡샵 이용자는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테쉬톡 사용자가 연내 3000만명을 넘어 400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려되는 대목은 알테쉬톡 연합이 아직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이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사용자와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이미 토종 이커머스 11번가, G마켓 등을 넘어선 중국 업체들은 쿠팡과 비교해도 자금력, 매출 등 모든 면에서 앞선다. 지난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1200억달러(약 166조원), 순이익은 400억달러(약 5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 30조원을 처음 돌파하며 국내 유통 업계 1위로 부상한 쿠팡은 중국 업체들과 비교하면 매출(31조8298억원)이나 영업이익(6174억원) 규모가 한참 작다. 쿠팡의 지난해 말 누적결손금은 6조원(약 43억8300만달러)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10년간 6조원 이상 적자를 내다가 작년부터 겨우 흑자를 내기 시작한 쿠팡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예상하지 못한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C커머스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유통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알리는 현재 러시아와 브라질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이 각각 20%에 육박한다. 최근 알리는 향후 3년간 한국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플랫폼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유통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부는 국내 기업 역차별 해소, 국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을 최우선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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