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X·D램·CDMA… 국보급 기술 `한자리`

이준기 2024. 4. 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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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ETRI 역사관' 개관
48년간 대표 연구성과 전시
소재부품·방송미디어관 구성
ETRI 역사관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관에 전시된 4M D램 등 반도체 연구성과물.
ETRI 역사관 내 TDX 연구성과 전시물.
ETRI 역사관 내 CDMA 연구성과 전시물.

"대한민국의 ICT 미래가 바로 ETRI의 현재입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동 2층에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지난 1976년 설립 이후 ETRI 연구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연구성과물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ETRI 역사관'이 문을 연 것이다. 48년 전 ICT 불모지에서 통신과 전자기술의 씨앗을 뿌리고, 숱한 어려움과 시련을 이겨내며 거둔 대표 연구성과들의 역사를 고스란히 접할 수 있었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TDX(전전자교환기)'부터 반도체 강국의 신화를 쓴 'D램', 이동통신 선진국의 발판이 돼 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내 손안의 인터넷 세상을 구현한 '와이브로' 등 ETRI에서 탄생한 국보급 기술이 실물과 함께 전시돼 있었다.

23일 ETRI 역사관으로 들어가자 대한민국 ICT 역사의 산증인으로 오늘에 이르는 ETRI의 기관 변천사 소개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관과 마주했다. 이 곳에는 1982년 정부 주도 최초의 국산반도체 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한 '32K ROM'을 비롯해 1998년 삼성반도체·금성반도체·현대전자 등 산학연 공동으로 개발한 4M D램과 현재 세계 1위 반도체 수출국 반열에 올려 놓은 세계 최초 64M D램(1992년) 등이 유리 상자에 실물 형태로 보관돼 있었다.

통신관에는 이동통신 강국의 면모를 볼 수 있는 국가대표급 연구성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당시 전화교환수가 일일이 전화선을 꽂고 전화를 연결해 주던 방식을 디지털 교환기로 대체해 준 'TDX'가 마치 데이터센터의 캐비닛 형태로 전시돼 있었다.

강성원 ETRI 부원장은 "CDMA는 당시로선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5년 동안 약 24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기 시작했다. 1300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세계에서 10번째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TDX를 계기로 CDMA, 와이브로, LTE까지 ETRI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ICT 산업 성장 발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TDX 개발 경험을 통해 세계에서 최초로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과 단말기 상용화에 성공한 CDMA도 접할 수 있었다. CDMA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강국이자 휴대전화 강국의 명성을 얻었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 CDMA 개발 이후 10년 간 총 200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 ETRI는 이후 휴대인터넷 기술인 와이브로와 LTE, LTE-A 등을 잇따라 개발했고, 5G 성공신화를 써 내려갔다. 현재는 6G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송미디어관에는 지상파 디지털 TV개발을 시작으로 '내 손안의 TV시대'를 열어준 지상파 DMB, 초고화질(UHD) TV의 핵심기술인 전송기술과 압축기술을 개발해 국제표준화를 견인한 기술이 전시돼 있었다. ICT융합기술관에는 와인병을 들기만 하면 와인 정보를 모니터로 알려주는 'RFID 와인 소믈리에'와, 항해 중인 선박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하는 'SAN(선박통신기술)', 바이오 셔츠, 지능형 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전시관에서는 예전 길거리에서 흔히 있던 '주화용 장거리 자동 공중전화기'와 '카드식 공중전화기'가 서 있었다. 1983년 1억원을 들여 ETRI가 개발한 주화용 공중 전화기는 시외통화가 가능하고 긴급전화, 안내전화 등 무료통화 기능과 재다이얼 기능을 갖춰 외화 절감과 중소기업 기술 보급에 기여했다. 카드식 공중 전화기는 공중전화가 가진 낙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TRI가 1986년 개발했다.

방승찬 ETRI 원장은 "ETRI 역사관은 단순히 연구성과물을 모아 놓은 곳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ICT역사가 숨쉬는 곳"이라며 "48년 동안 이룩한 선배 연구자들의 업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온고지신 정신을 다져 디지털 혁신으로 행복한 미래세상을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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